당내 후보 향한 이례적인 강경 발언
해명 거듭하다 상황 꼬여…공세 전략으로 변화 대목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 해체’ 발언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오만방자’, ‘정권 하수인’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윤 전 총장의 반복된 실언 같지만 이면에는 공세적인 입장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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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지난 13일 제주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캠프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유 전 의원을 향해 “고발 사주를 가지고서 대장동 사건에 비유하며 ‘이재명과 유동규의 관계가 저와 정보정책관(손준성 검사)의 관계’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이게 도대체 야당 대선 후보가 할 소리인가”라며 “이런 사람이 정권교체를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당도 정권을 가져오는가, 못 가져오는가는 둘째 문제이고, 정말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당은 없어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홍 의원에 대해서도 “어떤 분(홍 의원)은 제주를 라스베이거스로 만든다는데, 제주도민들은 대형관광호텔 시설, 도박장 때려 넣은 라스베이거스에 살고 싶은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책임한 이런 사이다 발언과 건설업자나 좋아하는 이런 공약을 갖고 있는 사람이 우리당에서 지금 대통령하겠다고 나와서 여기저기 폭탄을 던지고 다닌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이같은 강경 발언은 이례적이다. 특히 공식석상에서 같은 당내 후보들을 향한 강경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동안 공세에 수세적인 입장에서 해명하기에 급급했던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이전 ‘무속신앙’ 논란 때가 대표적이다. 해명에 해명을 더하면서 상황이 더욱 꼬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의 태도 변화는 앞으로의 전략 변화를 암시한다.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 공세적인 전략을 취하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그 타깃으로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을 저격했다. ‘보수당이 이지경이 될 때까지 어떤 역할을 했냐’는 일종의 책임론을 부각했다. 정치 초년생인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공략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이다. 특히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모두 보수 텃밭인 영남지역 출신 중진인 탓에 책임으로서 자유롭지 못하다. 홍 의원은 당대표도 역임했고, 유 전 의원은 원내대표와 탈당의 전례가 있다. 일종의 약점인 부분이다.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은 잦은 실언에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다. 콘트리트 지지층이라는 의미”라며 “그동안 수세적인 입장이었다면 앞으로는 공세적인 입장으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