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어머니, 이번 설에도 못 내려갈 것 같아요.”
작년 추석에 이어 올해 설까지 못 내려온다는 며느리의 전화를 받은 이정순(가명·64)씨는 명절 전부터 쓸쓸했다. 며느리는 코로나19 때문에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이야기하면서 이를 어기면 ‘과태료 10만원’을 물어야 해 못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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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친구네 자식들은 내려온다고 이야기를 들은 터라 이씨는 “가족인데 괜찮지 않을까”라고 넌지시 이야기했지만, “멀리 떨어져 사는 직계가족도 5인 이상은 안 된다고 기사에 나왔다”고 며느리의 칼 같은 대답만 돌아왔다. 과태료를 물린다고 하지만, 걸리지 않을 수도 있고, 누가 일일이 신고할 것도 같지 않은데 말이다.
사실 아들 내외보다 큰 손자와 손녀가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과태료를 물어줄 테니 내려오라”고 하고 싶었지만, 개념 없는 구닥다리 시어머니 취급할까 봐 입 밖으로도 못 꺼내고 삭혔다. 통화 끝에 이씨는 “이런 시국에 올 필요 없다”며 “차례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올해 설도 자식들 없이 보내게 돼 싱숭생숭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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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해서 일주일 전에 동네 농협에서 손자들 줄 세뱃돈을 빳빳한 신권으로 찾아왔는데 부질없는 일이 됐다. 김씨는 “연휴 때나 자식들 얼굴을 겨우 보는데 올해 설에도 못 보게 돼 아쉽다”며 “코로나가 정말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작년 5월 큰아들 장가를 보낸 강희숙(가명·61)씨는 색다른 명절을 보낼 계획이다. 강씨는 일찌감치 아들과 며느리에게 “이번 설은 각자 안전하게 보내자고 집에 올 필요 없다”고 선언했다.
강 씨는 “우리 세대만 해도 시댁 식구 제사도 다 챙기고 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애들 눈치를 보게 된다”며 “처가에도 가니깐 집에 오겠다는 아들에게 그러지 말고 용돈이나 많이 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미혼인 딸과 함께 근교 호텔에서 ‘호캉스’ 명절을 보낼 계획이다. 뜨거운 불 앞에서 온종일 전을 부치는 대신 호텔 조식을 먹으며, 여유를 만끽할 상상을 하니 벌써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강씨는 “시어머니도 명절이 고달픈 건 마찬가지”며 “코로나 핑계 삼아서 올해 명절은 딸이랑 오붓하게 보낼 계획”이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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