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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위기 숙박업]중개플랫폼 '수수료 인하 압박'에 전전긍긍

황현규 기자I 2020.04.07 05:50:29

숙박업 할인행사 전년대비 20%↑
“수수료 수익 떨어질 수 밖에”
숙박업소 “수수료 부담에도 제휴 취소 못해”
중개 플랫폼, 광고비 삭감 등 조치 나서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타격이 ‘숙박 중개 플랫폼’(이하 중개 플랫폼)에도 가해지고 있다. 외출 자제 등으로 관광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숙박업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개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중개 플랫폼의 매출 손실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심지어 숙박업소가 경기침체·수수료 부담 등을 호소하면서, 중개 플랫폼도 광고비 삭감 등 중개업소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5일 중개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할인 행사에 나선 숙박업소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고객의 발길이 끊긴 숙박업소가 울며 겨자먹기로 할인 행사가지 하며 손님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 이날 A중개 플랫폼을 살펴본 결과 펜션과 모텔, 리조트 등에서 할인 행사에 나선 업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 당일 예약이 가능한 상품으로 할인율은 최소 30% 수준이었다. 가평 내 한 리조트는 기존 50만원의 숙박료를 14만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해당 리조트 관계자는 “가격을 반값 이하로 낮춰도 손님이 없는 건 매한가지”라며 “그래도 아예 빈방으로 두는 것 보다는 싼 값에라도 내놓는 게 나을 거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속초의 한 펜션 앞에 설치된 ‘객실 있음’ 표시 (사진=황현규 기자)
문제는 숙박업소의 침체가 중개플랫폼의 수익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중개 플랫폼의 주 수익은 숙박 수수료로, 숙박비의 약 15%가 중개 플랫폼에 지급된다. 결과적으로 예약률 저조와 숙박료 할인으로 중개 플랫폼의 수익률 악화도 불가피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중개 플랫폼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말할 순 없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 한 3월 초 이후 예약률이 뚝 떨어졌다”며 “플랫폼의 매출 타격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숙박업소 사이에서 매출 감소와 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중개 플랫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중개 플랫폼도 난처한 모습이다. 충북 청주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성모(30)씨는 “손님이 한 명도 없던 날도 3월엔 있었다”며 “할인가에 중개 수수료, 관리비까지 내고 나면 사실 남는 게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달이라도 제휴를 안 해볼까 고민도 하지만, 없는 손님이 더 끊길까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말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도 숙박업자들이 중개 플랫폼의 수수료 문제 등을 지적하는 청원글을 올려 300여명의 동의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중개 플랫폼도 코로나19 위기 대응과 함께 숙박업소 달래기에 나섰다. 여가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대구, 경상북도 및 제주 지역에 위치한 모든 제휴점을 대상으로 3월 광고비를 전액 포인트로 돌려줬다. 또 다른 플랫폼 ‘여기어때’도 대구 지역 중소형호텔을 대상으로 ‘광고비 50% 즉시 지원’을 4월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관계자는 “코로나19로 숙박업소에 타격이 가해진만큼 고통분담하자는 취지로 지원에 나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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