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간편식…식품업계, '연어 전쟁' 2라운드 돌입

이성기 기자I 2018.10.17 06:00:00

''전통 강호'' 동원산업vs''신흥 명문'' 신세계푸드 ''맞짱''
동원산업, 生훈제연어로 시장 1위 굳히기
도전장 내민 신세계푸드, 조만간 ''연어포케'' 출시도
''국민 생선'' 반열 오른 연어 시장 급성장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캔에 이어 이번엔 가정간편식(HMR)이다.”

식품업체들이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 연어를 원재료로 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마케팅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통의 강호’ 동원산업과 ‘신흥 명문’ 신세계푸드가 맞붙은 모양새인데, 일각에선 CJ제일제당과 동원F&B 간 벌어진 ‘연어 캔’ 전쟁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원 에어익스프레스 훈제연어. (사진=동원산업)
◇‘시장 굳히기’ 동원산업에 도전장 내민 신세계푸드

우선 연간 가장 많은 양의 연어를 국내로 들여오는 동원산업은 냉장 연어 부문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횟감이나 초밥 등 연어를 신선한 냉장 형태로 소비하는 시장이 젊은 연령대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냉장 연어의 국제 시세가 상대적으로 하락하면서 냉장 연어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연어 수입량 총 2만9600여t가운데 약 14%인 4100t가량을 수입, 국내 연어 시장의 ‘큰 손’임을 입증했다.

동원산업은 최근 100% 생(生) 훈제연어 제품인 ‘동원 에어익스프레스(AIR EXPRESS) 훈제연어’를 출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냉장 연어를 노르웨이부터 항공 직송으로 들여와 부산에 있는 국내 유일의 가공 공장에서 곧장 훈연한 뒤, 냉장 상태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수확 및 1차 가공, 항공 운송, 수입 통관 등 모든 과정이 2~3일의 짧은 기간 동안 신속하게 이뤄진다”며 “한번도 냉동 및 해동을 거치지 않아 마치 노르웨이 현지에서 잡은 신선한 연어를 곧장 훈제해 먹는 것과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이서윤]
신세계푸드는 노르웨이 수산기업 리로이(LEROY)와 공동으로 지난 7월 선보인 ‘보노보노 연어 스테이크’ 판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SSG닷컴·옥션·G마켓·11번가 등 온라인몰 뿐 아니라 모바일 프리미엄 마트 ‘마켓컬리’까지 판매처도 확대했다. 매월 판매량이 10%이상 증가, 누적 판매량이 4만개를 넘어섰다는 게 신세계푸드 측 설명이다.

연어 가정간편식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신세계푸드는 신제품 ‘연어포케(POKE)’를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포케는 조각 낸 날생선을 각종 양념으로 버무려 샐러드나 밥과 함께 먹는 요리를 말하는 것으로, 최근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식 매장에서도 다양한 연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와 아메리칸 게스트로펍 ‘데블스도어’에서 보노보노 마리네이드 연어 스테이크를 활용한 파스타, 플래터, 피자 등을 판매 중이다.

보노보노 연어 스테이크. (사진=신세계푸드)
◇연어 수입량 20년 전比 15배 이상…‘국민 생선’ 반열에

식품업체들이 연어 제품에 공을 들이는 것은 국내 연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997년 약 2000t에 불과하던 연어 수입량은 2011년 들어 처음 1만t을 넘어선 뒤 올해엔 3만t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20년 전에 비해 15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다른 어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합리적인 데다 최근 외식 매장에서 다양한 고급 요리로 등장하면서 고등어, 참치의 뒤를 잇는 ‘국민 생선’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라 양사는 앞으로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에어익스프레스 훈제연어 단일 제품으로만 연간 약 25만개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참치에 이어 연어에서도 국내 1위, 나아가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향후 고등어, 갈치, 새우 등 주요 수산 식량 관련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수산 식량자원 확보 경쟁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역시 수산물 가정간편식 사업을 확대해 2023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그 첫단계로 현재 300억원 수준인 연어 매출을 내년에 400억원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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