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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청 별관에 위치한 영등포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만난 김미경(36) 하이사이클 대표는 재활용 쓰레기대란 이후 주목받는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업사이클링은 단순히 자원을 재활용 또는 재사용하는 것을 넘어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행위다. 업사이클링을 거치면 무심코 버려지던 쓰레기도 가치 있는 상품으로 탈바꿈한다. 하이사이클은 주로 커피 소비과정에서 단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빨대, 커피 원두 자루들을 원자재(?)로 활용한다.
김 대표가 업사이클링을 시작한 계기는 사소했다. 그는 매일 커피 3~4잔씩 마시는 커피마니아다. 2013년 어느 날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던 중 커피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과정에서 많은 물건들이 버려지고 있다는 걸 깨닫고 업싸이클링 사업을 구상했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사용하는 일회용 컵과 슬리브(홀더), 빨대뿐 아니라 커피 원두가 수입될 때 담겨오는 자루와 커피 찌꺼기 모두 일회용이다”며 “이것들을 활용해 디자인과 실용성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팔면 소비자 만족은 물론 자원 절약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직접 커피숍들과 로스팅 공장을 돌며 재료로 쓰일 쓰레기들을 수집하고 제품 개발을 연구했다.
그 결과 그동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커피 자루는 에코백이나 파우치, 서류가방, 장바구니, 다용도바구니, 화분, 컵슬리브(홀더), 코스터(컵받침) 등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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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돌며 커피 원두 로스팅 공장에서 커피 자루를 수거해요. 이를 지역 시니어 클럽 및 자활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직물화하고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이죠. 커피 자루에 새겨진 글씨와 무늬 등은 가급적 그대로 살리는데 각 커피농장들의 이야기가 담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고유한 디자인이죠”
원재료는 공짜지만 새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이 직접 발품을 팔며 일일이 수작업과 소량 생산으로 이뤄지는 탓에 물건 값이 그렇게 싸지만은 않다.
△숄더에코백이 2만5000원 △빅백 4만3000원 △서류케이스 1만6000원 △파우치 1만3000원 △트래블파우치 3만5000원 △컵슬리브·코스터 세트 1만2000원 △숨쉬는화분은 용량에 따라 3500원~1만6000원까지 다양하다.
창업한 커피자루 업사이클 브랜드인 ‘다듬이(Dadum:e)’가 궤도에 오르자 김 대표는 커피 소비과정 전반으로 눈을 돌렸다. 커피 찌꺼기로 만든 커피콩 모양의 화분 ‘커피팟’,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빨대로 만든 DIY 화분 키트 ‘빨대로 공중정원’을 차례로 선보였다.
김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주변 커피숍들을 돌며 플라스틱 컵과 빨대를 수거하는데 한 번만 돌아도 수십~수백개가 모인다”며 “이번 달부터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제한됐어도 여전히 많이 쓰이고 쉽게 버려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민들이 일회용품 감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수거할 일회용품이 없어진다면 기쁘게 사업을 접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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