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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실명전환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거래소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4곳 중에서 신규 투자자의 거래가 가능한 곳은 빗썸과 코빗, 코인원 3곳이다.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하는 거래 은행들의 각기 다른 방침 때문이다.
애초 NH농협은행·신한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받기로 한 빗썸은 현재 NH농협은행에서만 계좌를 받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가상화폐 실명제의 시행 이후 기존 고객 대상으로 계좌를 발급해오다 지난 9일에는 신규투자자에게도 확대 시행한 상태다. 반면 신한은행은 빗썸이 개인정보 보호조치 소홀의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점을 고려해 계좌 발급을 잠정 보류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시정조치 사항 확인하고 실명확인계좌 발급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빗의 경우에는 거래 중인 신한은행으로부터 기존 가상화폐 보유 고객은 물론 신규고객 대상까지 실명전환 가상계좌를 발급받고 있다.
NH농협은행과 연동 중인 코인원은 실명제 전환 첫날인 지난달 30일부터 기존 고객과 신규고객을 포함해 전원에 계좌를 발급하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빗썸과 달리 코인원의 고객 수가 적어 기존 고객의 실명 전환 작업에 혼선이 크지 않으리라고 보고 첫날부터 신규 고객에게도 계좌 발급을 허용했다”며 “전반적으로 실명계좌 전환율이 높지 않아 빗썸에도 신규고객으로 발급대상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투자자의 거래가 불가능한 곳은 업비트가 유일하다. 업비트는 거래 중인 IBK기업은행이 신규투자자 대상 계좌 발급을 유보함에 따라 신규 투자자 유입이 막혀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 고객에 대해서는 계좌를 발급하고 있지만 신규 투자자에 한해서는 시장 추이를 살펴보며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당국의 우려가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은행들도 소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기존 가상화폐 보유자들의 실명 전환율은 10%대의 저조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NH농협은행은 실명제 전환 대상 가상계좌 약 100만좌 가운데 12만1000좌(12.1%) 가량이 실명 전환을 마쳤으며, IBK기업은행은 57만좌 중 10만 7000좌(18.8%), 신한은행은 14만좌 중 2만 6000좌(18.6%)가 실명확인 계좌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