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점인 BHC치킨이 국내 프랜차이즈 요식업체 두 곳을 총 960억원에 인수하며 외식사업 키우기에 나섰다. 인수자금은 한국교직원공제회, 공무원연금공단, 행정공제회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맡는데, 프랜차이즈 요식업체에 연기금이 공동 투자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연기금으로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하고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BHC치킨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로하튼이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96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 조성 작업을 마무리하고 국내 1위 순댓국 프랜차이즈 업체인 큰맘할매순대국과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소고기 전문 프랜차이즈인 그램그램 인수를 최종 확정했다. 지난 2013년 BHC를 인수한 이후 그동안 이 회사를 통해 소고기 전문점인 불소식당과 창고43을 잇따라 인수한 로하튼이 추가적으로 BHC를 인수주체로 삼아 프랜차이즈 두 곳을 더 품에 안은 것이다. 이로써 로하튼은 국내 외식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통해 이 분야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넓혀갈 수 있게 됐다.
로하튼이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인 PRG에 참여하는 출자기관(LP)은 한국교직원공제회, 공무원연금공단, 행정공제회, 수협중앙회다. 교직원공제회가 360억원, 공무원연금이 300억원, 행정공제회가 200억원, 수협이 100억원을 출자해 총 960억원 규모다. 이들 LP들은 BHC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돈을 댄다. 특히 이들은 에쿼티(보통주) 투자 형태를 가미한 우선주 투자 형식으로 이번 출자에 참여해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이번 출자에 참여한 한 기관 관계자는 “3년간은 우선주 투자자의 지위를 가진 상태로 배당을 받는데 집중하다가 3년 후에는 인수회사들을 위탁운용사(GP)와 같이 매각을 추진해 차익이 생기면 일정부분 차익을 공유하는 에쿼티적 성격도 갖고 있는 투자 형태”라고 설명했다.
GP는 LP들에 연간 내부수익률(IRR) 11%를 확약해 주면서 LP들의 투자 리스크를 제거해 줬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참여기관 관계자는 “로하튼이 BHC를 인수한 이후 이 회사를 굉장히 현금 흐름이 양호한 회사로 키워 놓은데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인수해 잘 성장시켜 놓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믿고 투자했다”며 “3년 후에 매각이 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만약 매각이 시원찮더라도 우리가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할 만큼은 충분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공무원연금공단측은 “아직까지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얼마나 투자할지, 투자할 경우 구조나 방식을 어떻게 할지 등도 결정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