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첫 예산안 공개.."교육·소외계층 지원"

이정훈 기자I 2014.02.13 07:45:32

프리킨더 무상교육 등에 집중..소득세 인상은 부담
불체자-은퇴자 등 지원확대..계약직 공무원도 변수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뉴욕시를 20년만에 공화당에서 민주당 텃밭으로 바꾼 빌 더블라지오(52) 신임 뉴욕시장이 첫 예산안을 공개했다. 시민들이 부담하는 세금을 늘려 교육과 소외계층 지원 예산을 대폭 늘렸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뉴욕시의 한 해 예산은 캘리포니아와 뉴욕주, 텍사스주를 제외한 미국 모든 주(州)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로, 이같은 더블라지오의 예산 궤도 수정은 상당한 의미를 가질 전망이다.

더블라지오 시장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15회계연도(올 7월1일~내년 6월30일) 뉴욕시 예산안 초안에 따르면 전체 예산규모는 737억달러(약 78조2100억원)로, 지난 회계연도에서 이월된 불용액과 세수 증가 덕에 18억달러가 작년보다 늘어났다.

이번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미래에 투자하기 위해 교육 지출을 대폭 늘렸다는 점이다. 더블라지오 역시 기자회견에서 “시(市)의 예산은 우리의 가치를 담은 보다 진보된 정책 어젠더를 반영해야 한다”며 “이번 예산안의 핵심은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더블라지오는 선거 과정에서 공약했던 프리 킨더(pre kinder: 만 4세 아동이 입학하는 유치원 전 단계) 무상 교육과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확대를 실현하기 위해 예산을 집중 배정했다.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보편적 교육 기회를 제공해 장기적으로 소득 불균형을 타개하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주정부에 5억달러를 추가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연간 소득 50만달러 이상인 뉴욕시민들의 소득세율을 인상하는 내용을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최고 소득계층들에게 0.5%포인트씩의 소득세를 더 내게 함으로써 5억3000만달러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주의회 승인이 필요한 것으로, 현재 같은 민주당 소속인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불법 체류 노동자와 은퇴자 등 사회적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이 늘어난 점도 이번 예산안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예산안에서는 불법 체류 노동자들의 유급 병가(paid sick leave)와 ID카드 발급 등을 지원하는 예산을 새로 포함했고, 전임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삭감하려던 10억달러 규모의 은퇴자 건강보험 지원 예산도 복원시켰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날 “미국은 지난 1920년대 이후 최악의 소득 불균형을 겪고 있으며, 특히 뉴욕시는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신 더블라지오는 현재 계약직으로 일하는 30만명의 공공부문 근로자들을 재계약할 경우 필요한 63억달러의 부담을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았는데, 이 대목도 향후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비용 절감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지금은 알 수 있는 미지의 요인(x-factor)이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