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더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롱텀에볼루션(LTE)-A’ 서비스가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의 주가 운명마저 바꿔버렸다.
올해 최대 80%의 수익률까지 기록할 정도로 치솟았던 LG유플러스는 더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반면 경쟁사 주가가 오를 때 홀로 내리며 고전했던 KT는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말 이후 1만2000원대에서 머물며 1만3000원대를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KT는 이시기 동안 3만4000원대였던 주가를 3만7000원대까지 끌어올렸다.
두 기업의 입장이 바뀐 것은 8월 말 진행됐던 주파수 경매 때문이다. KT는 이 주파수 경매에서 LTE-A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광대역 망을 확보했다. 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주파수 경매에서 패배, LTE망으로 사용된 적 없는 주파수를 할당받았다.
이는 곧 LG유플러스가 KT나 SK텔레콤 등 경쟁사보다 많은 돈을 들여 LTE-A 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망 구축을 위한 설비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경쟁사보다 서비스 시기가 늦어지면 가입자 이탈과 가입자당 매출 감소 등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지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 LTE 시장에는 발 빠르게 뛰어들어 가입자당 매출을 크게 늘리며 실익을 챙겼지만, LTE-A 시장에서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광대역 LTE를 전국에 서비스하려면 신규로 망투자를 해야 한다”며 “게다가 투자를 집행한다고 품질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KT는 주파수 경매에서 할당받은 광대역망으로 경쟁사보다 빠르게 LTE-A를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우수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가입자 확대, 가입자당 매출 확대 등도 이어질 전망이다.
LTE 시장 후발주자로 가입자 감소의 어려움을 겪었던 ‘미운오리’였던 KT가 LTE-A 시장에서는 1위인 SK텔레콤을 위협하는 ‘백조’가 될 수 있는 것.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그동안 주가탄력이 가장 낮았던 KT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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