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지난주 글로벌 정크본드(투기등급채권) 발행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유럽 은행들이 대출을 줄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발행된 정크본드 발행량은 196억달러로 주간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독일 엔지니어링 업체인 셰플러 등 최근 발행이 뜸했던 유럽 기업들도 발행에 참여했다. 셰플러는 유로와 달러 채권을 각각 12억유로와 11억달러어치 발행했다.
이처럼 정크본드 발행이 많이 늘어난 데는 최근 유럽 재정위기 상황이 다소 완화된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14년까지 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미국 펀드들은 94억달러 규모의 정크본드를 사들였고, 유럽 펀드들 역시 8100만달러의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여기에 셰플러가 채권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 2008년 기업인수 자금인 80억달러의 재융자를 위한 차원으로 최근 유럽은행들의 새로운 자본규정을 맞추기 위해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직접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셰플러는 코메르츠방크와 유니크레디트,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등으로부터 돈을 빌렸고 이들은 최근 대출을 줄여온 은행들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다른 기업들도 셰플러처럼 자금차입이 여의치 않을 경우 직접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간의 케빈 폴레이는 "유럽 기업들이 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자금 차입 경로를 바꾸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