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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보다 싼 동남아 여행길 열린다"

안재만 기자I 2011.06.28 08:21:49

국토부, 베트남·태국 등과 `하늘길 자유화`
저가항공사 진출로 항공료 저렴해질 듯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정부가 베트남, 태국에 이어 캄보디아와 운항 항공사수 제한을 폐지키로 하면서 동남아 여행 경비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운항 항공사수 제한 조치는 사실상 일부 항공사의 과점을 용인해 항공료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물가 급등으로 업계에선 `동남아가 제주도보다 싸다`는 농담이 있었는데 이 농담이 진담이 될 수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동남아, 저가機도 취항 가능

국토해양부는 27일 태국과 양국간 운항 항공사수 제한을 폐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한국은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만이 취항할 수 있었고 태국은 타이항공과 오리엔트타이, 비즈니스에어가 취항 중이었다.

앞서 이달초에는 베트남과 제한조치를 폐지했다. 베트남은 태국보다 엄격(?)해서 2개사만이 취항할 수 있었다. 당연히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그 주인공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캄보디아와의 항공사수 제한도 소멸될 전망이다.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도시 씨엠립을 포함해 캄보디아로 취항할 수 있는 항공사는 역시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2개사뿐. 한국은 캄보디아와 작년 1월부터 하늘길을 전면 개방했지만 항공사수 제한 조치(2개사)는 풀지 않았었다.

항공사수 제한은 저가항공사의 경우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에 도입됐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에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잇따라 저가항공사가 설립되며 `국민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전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에어아시아 등도 동남아 국적. 이 때문에 2년 운항, 2만편 이상 무사망 사고 조건이 부여되기도 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저가항공사들의 운항 능력이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올해 일본시장이 격전지가 된 데 이어 내년에는 동남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동남아 항공권 가격파괴 바람 부나

현재 동남아 항공료는 대략 50만원 내외(유류할증료 등 제외). 업계에서는 "저가항공사가 취항하면 30만원대 후반, 40만원대 초반 가격에 항공권을 내놓지 않겠느냐"고 추산한다.

이 경우 전체 동남아 항공료는 기존 대비 20~30% 가량 인하된다. 적잖은 폭이지만 시장을 뒤흔들 정도의 파괴력은 없는 수준. 일부 대형 항공사는 "고정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항공사 운항수 폐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한다.

다만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이 모두 뛰어들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저가항공사들이 최근 쏠쏠히 재미를 본 기획 상품은 동남아 여행의 트렌드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올초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등은 1만원 내외의 제주행 티켓 판매로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도쿄, 삿포로 등 일본노선 항공권을 10만원대에 판매해 일본 여행 수요 회복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만약 저가항공사들이 10만원대, 20만원대 프로모션 상품을 내놓으면 저렴한 해외여행을 희망하는 수요를 흡수할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동남아 여행시장 규모를 키우게 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완전히 죽었던 일본시장이 이만큼 선전하게 된 것은 저가항공사의 저렴한 상품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패키지상품 중 저렴한 것은 60만원대"라며 "항공료가 낮아지면 50만원대 상품 출시가 가능하고 제주도와 비교해도 충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긍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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