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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변호사는 엔터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면서 쌓은 업무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전속계약 기간의 명시나 정산에 대한 기준 등 전속계약서의 각 조항에 대한 판례를 확립하는 데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달 대한변호사협회 우수변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송 변호사는 “요즘 사례를 보면 계약 기간을 ‘정식 앨범 발매 후로부터 5년’ 같은 식으로 모호하게 정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며 “정규 앨범이 아닌 음원만 내고 활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전속계약 시작 시점에 대해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데뷔부터 7년’ 등의 문구 역시 팀 결성 시점, 음원 발매 시점 등 회사와 연습생간 입장차가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꼽았다. 이에 단서조항을 넣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송 변호사는 “이같은 사례에 대해 ‘영구 계약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판례를 받아낸 것이 큰 수확”이라며 “영구 계약은 부당한 계약이기 때문에 해당 판례 이후 엔터 업계의 관련 계약 문구가 보완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인터넷방송 진행자(BJ) 관련 사건도 늘고 있다. 악플(악성 댓글)과 더불어 성범죄 사건으로 파생되는 사례도 다반사다. 이에 송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심의를 거쳐 자신의 전문분야로 ‘엔터테인먼트’와 ‘형사법’을 지난해 등록했다.
송 변호사는 “누군가 ‘키워주겠다’고 제안하며 접근했을 때 들떠서 계약서도 잘 살펴보지 않고 덜컥 서명해버렸다는 인플루언서 사례가 적지 않다”며 “특히 계약금을 받은 경우에는 나중에 ‘계약내용에 동의한 적 없다’고 주장해도 받아들여지기가 어려운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계약에 있어서 ‘무조건 나쁘고 무조건 좋고’의 문제는 없다. 계약 당사자의 ‘선택의 문제’일뿐”이라며 “중요한 것은 계약 관련한 주장은 반드시 체결 전에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변호사는 엔터 분야에서 바람직한 계약문화를 정착시키는 등의 법률적인 기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계약 체결 전에는 서로 치열하게 세부 조항에 대해 다투되, 체결 이후에는 서로 합심해서 ‘윈윈’하는 것이 그가 바라는 엔터 업계의 미래상이다.
그는 “여러 사건을 다뤄보니 기획사만 나쁘다든지 연습생만 나쁘다든지 어느 한 쪽만의 잘못으로 벌어지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관련 책 저술이나 교육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계약의 중요성과 노하우에 대해 알리는데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