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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5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며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이자스민 이사장은 이주여성으로 한 방송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다문화가정과 청소년에 대한 지원 사업과 방송, 강연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6년엔 이주민으로 처음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사회문화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다문화가정이 크게 늘어났고 사회적 분위기도 많이 개선됐다”며 “많은 분들이 ‘요즘 세상에 다문화가정이라고 무슨 차별이 있나’라고 반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는 내 주변에 다문화가정이나 이주민이 없을 때 이론적으로 생각하는 이야기”라면서 “실제 내 생활에서 이들을 맞닥뜨렸을 때 정말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지를 보면 편견과 차별이 여전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다문화가정 지원센터와 건강가정 지원센터를 통합하려고 했을 때의 반발을 예로 들었다.
그는 “지금은 이 두 개의 센터를 통합 운영하는 추세지만 당시에는 다문화가정 지원센터장들의 반발이 거셌다”며 “우리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서비스만 제공해왔는데 일반가정도 함께 참여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다문화가정에만 필요한 서비스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가정’이란 측면에서 보면 이들에 필요한 서비스가 대체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며 “알게 모르게 다문화가정을 일반가정과는 완전히 다른 범주로 분류해 온 편견 때문에 생겨난 반발”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고착화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선 일상생활에서 서로 더 많이 어울리며 내 주변의 사람으로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이주민에게도 움츠러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바깥활동에 나서란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사회 구성원들은 이주민에게 ‘굳이’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하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주민들이 먼저 다가서지 않으면 이같은 편견을 극복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