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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CFD 허들을 대폭 낮춘데다 이를 감시하는 모니터링의 부재, 수수료 챙기기에 급급한 금융투자업계 행태가 겹쳐 이번 주가조작 사태가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11일 오후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제도개선 방안이 논의된다.
“임창정은 절반의 피해자, CFD는 기관만 투자해야 할 상품”이라는 이 의원을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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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제도개편 목소리가 나오는데 어떤 방안이 시급한가.
△CFD는 개인이 거래해선 안 될 상품이다. 기관투자자는 책임질 수 있지만. 자본시장에서 제일 중요한 건 자기책임 원칙이다. CFD는 돈을 빌려주는 거랑 똑같다. 그러니 돈을 빌리는 사람 신용도에 따라 다르게 해야 한다. 바이킹을 탈 때도 키 140cm 이상만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처럼. 투자자 조건을 시장 특성에 맞춰야 한다.
-개인은 아예 CFD 거래를 못 하게 막아야 하나.
△개인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냉각기를 갖고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규정을 위반한 사람에겐 징계도 필요하다. 미국에서도 미국 시민의 CFD를 원천 금지하고 있다. 개인은 CFD의 리스크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상 CFD 폐지 이외에 다른 개선안은.
△CFD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숏 포지션을 취하는 등 공매도 효과가 있다. CFD 계약을 했는데 공매도 사항이 발생하면 공시하도록 금융감독원 내부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 CFD가 직접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투자손익 현금정산만 해서 세금회피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 특히 한국은 해외주식거래만 양도세를 부과하는데, CFD에도 해외주식 직접투자와 동일한 양도세율을 부과해야 한다.
-증권사 책임은.
△아주 심하게 말하면 몇몇 증권사들은 영업정지를 맞든지 해야 한다. 그래야 함부로 안 팔 것 아닌가.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항상 고객이 이걸 얼마나 이해하는지를 봐야지, 이거 팔아서 얼마가 남는지만 봐선 안 된다. 영업해서 수수료 받는 거만 관심 있는 증권사가 문제다.
-외국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은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데.
△SG증권은 해외에서 금지된 리스크가 있는 CFD 거래를 국내에서 많이 해왔다. 그쪽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
-금융당국이 개선할 점은.
△규제 완화의 부작용에 대한 인식이 너무 없었다. 2019년에 CFD 규제를 완화하면서 투자자가 몰리는 데 따른 리스크와 보완책이 대칭적으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런 고민 없이 규제만 완화한 책임이 크다. 가령 증권사 자본금이 1조원이 있으면 신용공여는 2000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 뒀어야 했는데 감독당국이 기본이 안 된 거다.
CFD에 대한 개인전문투자자 요건 완화도 재검토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전문투자자로 인정되는 개인고객에는 통상 자산과 소득, 전문지식 등 요건을 요구하지만 이는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금융투자회사 책임 하에 적합성, 적정성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전문투자자를 등록해 주는 거다. 반면 한국은 모험자본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CFD 요건을 완화하고 마치 충분조건처럼 영업해 왔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상거래 징후도 파악하지 못했다.
△이번 사태에서 하한가 쏟아진 8개 종목 특징을 보자. 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유통되는 주식 수는 굉장히 적다. 펀더멘털은 괜찮은 종목들인데 주가 흐름이 높진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평소에 1000주 거래되던 종목이 1만주~2만주씩 거래되는 것이다. 거래소는 이 부분을 모니터링 했어야 한다. 주가가 갑자기 올랐으면 이게 과연 정상적인 흐름인지 샘플 테스트를 해볼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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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에서는 CFD가 장외파생상품이라 발견하지 못했다는데.
△지금은 CFD가 장외파생상품이라 개별종목 잔량이 아니라 전체 포지션만 매일 금감원에 보고가 된다. 주요 종목 CFD 잔량을 매일 보고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공시를 강화하고 이에 따르지 않았을 때 페널티도 줘야 한다.
-금융위에서 4월 초 주가조작 관련 제보를 받고도 금감원과 공유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정보가 샜으면 세력들이 미리 주식을 팔아 버렸을 수도 있다. 금융위 할 일이 그런 거 잡아내는 건데 유출시켰으면 주가조작단에 도망갈 기회를 준 거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금융위 존재 의미를 망각한 거다. 그런 의미에서 금융위에 자본시장조사단이 있는 건 좋지 않아 보인다. 자본시장 조사권은 금감원으로 일원화해 주가조작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주가조작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친다는 점도 사태 원인으로 지적된다.
△2020년에 시세조종행위 부당이득뿐 아니라 시세조종 자금까지 몰수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지난 2021년 5월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론 과징금을 징벌적으로 때리는 게 맞다. 징벌적 손해배상도 필요하다. 시장교란 등 불공정행위는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범죄인 만큼, 리스크를 키워야 한다.
-유사투자자문업 제재도 필요한가.
△주식리딩방을 비롯해 인가받지 않고 유사투자자문업을 하는 문제도 들여다보고 개선해야 한다.
-임창정 씨는 피해자라고 보시나.
△절반은 피해자 같다.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사실 계좌를 맡기는 건 잘못한 일이지만 임창정 씨가 CFD를 과연 잘 알았을까. 거래 증권사에서 제대로 알려줬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다만 임창정 씨와 라덕연이 공모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조사를 해봐야 한다.
-주가폭락 피해자들이 라덕연 대표를 상대로 소송도 내고 추심유예 등 요구하고 있다.
△스스로 계좌, 휴대전화, 인증서를 넘겼지 않나. 따져봐야 할 일이지만 증권사 책임도 있다. 타인이 라덕연 대표에게 직접 계좌를 넘긴 것인지 증권사가 확인했어야 한다. 투자자 책임도 있지만 금융위·금감원도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 없다.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면 누가 주체가 되어야 하나.
△증권사가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 본인들이 파는 물건을 고객한테 설명도 안 하고 보호도 안 했지 않나. 대출을 무작정 한 셈이다.
-투자는 투자자의 책임 아니냐며 항변할 텐데.
△맞다. 금감원 조사에서 절차를 제대로 밟고 설명했는지를 따져보면 된다. 안 했으면 불완전 판매다. 증권사가 책임이 없다고 말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