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3’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LG전자의 미래 비전과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밝혔다.
조 사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하며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이상 변수(變數)가 아닌 상수(常數)가 됐다”며 “다만 위기 상황에서도 기회는 늘 있어 왔으며, 기회는 결국 고객으로부터 나온다는 신념을 가지고 위기를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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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불황의 장기화에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기존 사업은 사업 모델과 방식의 변화를 통해 한계를 돌파하고, 신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외부 역량을 결집해 추진하겠다는 게 전략의 핵심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급감한 655억원을 기록하며 ‘어닝쇼크(실적충격)’를 냈지만, 실적 감소 요인을 원자재값과 물류비 등의 외부 요소에만 따지지 않고 내부적으로도 성장과 변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에서 하드웨어(HW)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플랫폼, 콘텐츠·서비스, 솔루션 등 비하드웨어(Non-HW)로 확대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확보하고 있는 자원을 연결해 HW와 함께 제공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솔루션을 발굴하며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차원이다
전 세계 1억8000만대 이상의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독자 운영체제 웹(web)OS를 기반으로 콘텐츠·서비스 사업을 더욱 고도화한다. 맞춤형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LG피트니스(홈트레이닝), LG 아트랩(NFT 아트 플랫폼) 등의 콘텐츠/서비스는 이번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
조 사장은 “(LG전자 webOS를 쓰는) 1억 8000만대 이상의 TV에는 인공지능 ACR 기능이 있어 TV를 시청하는 사람이 뭘 보는지 알아 타깃 광고도 가능하다”며 “즉 TV가 일종의 (타깃 광고를 할 수 있는) 광고판이 된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이러한 장점으로 광고 기반 무료방송 서비스 LG 채널 등을 필두로 하는 웹(web)OS 콘텐츠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2018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LG전자는 webOS 플랫폼의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재작년 초 인수한 미국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알폰소는 지난해 영국, 그리스 법인을 신설하며 독자ACR 솔루션의 글로벌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webOS 생태계의 빠른 확장을 위해 LG전자 외에도 외부 업체에도 webOS를 공급해 300개 이상의 TV 브랜드가 LG전자의 webOS를 쓰고 있다.
이밖에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ThinQ) 또한 기기간 단순 연동에 그치지 않고 고객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제품을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경험 여정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장 부품,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 전기차 사업 확대
LG전자는 전장 부품,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 전기차 관련 사업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10년 간의 적자에도 흔들림 없이 유지해온 차량용 부품 솔루션 사업은 최근 투자 성과가 가시화하며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증권가 등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전장 사업에서 사업본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턴어라운드를 이뤄낸 것으로 전망했다”며 “지난해 말 기준 80조 원에 이르는 수주잔고는 LG전자 전장사업의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방증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합하는 SW 기반 차세대 IVI(In Vehicle Infotainment) 솔루션을 준비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이 양산에 들어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등 올해부터 전장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나아가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를 인수하고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등 충전 솔루션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SW 영역인 관제와 HW 영역인 충전기 개발 및 생산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AI 투자도
미래 핵심기술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는 북미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등 미래기술 유망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Strategic Investment)를 진행하며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Financial Investment)가 아닌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관점에서 미래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디지털 헬스케어에서는 미국 원격의료기업 암웰(Amwell)과 공동 개발한 비대면 원격진료 솔루션을 최근 북미에 선보였다. 메타버스 분야에서도 중·장기 관점에서 핵심기술을 확보하며 외부와의 협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또 LG전자는 미래 지향적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미래 혁신기술 파이프라인 확보 및 전사 소프트웨어(SW) 경쟁력 강화에도 노력한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선행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한다. SW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인력 육성은 물론이고 국내·외 대학 계약학과 및 타겟랩을 운영하며 우수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고객경험 확장의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기 위해 사내벤처 육성 시스템 CIC(Company in Company),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 다양한 방법 또한 활용한다. 현재 사내에는 LG 틔운을 론칭한 스프라우트컴퍼니를 포함해 총 5개 CIC가 운영되고 있다.
조 사장은 “퍼펙트 스톰이 예상되는 시기이지만 단기적 비용감축이 아니라 불황의 장기화에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은 사업 모델과 방식의 변화를 통해 한계를 돌파하고 신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외부 역량을 결집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X-DX조합해 주력 사업 한계 돌파
LG전자는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디지털전환’ 관점에서 CX(고객경험)와 DX(디지털전환)의 조합으로 주력 사업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고객 중심의 성과 창출을 위한 근본적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F·U·N(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 경험에 기반하는 새로운 고객가치를 지속 창출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되는 고객에 대한 폭넓고 심도 깊은 이해가 필수라는 신념에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고객과 다양한 접점을 구축해 소통하는 사업모델, 한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사업방식,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연구하고 기획하는 조직역량 등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고객경험 혁신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데이터를 △고객경험을 기획하는 ‘트리거(Trigger)’ △고객경험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고객경험을 모니터링하는 ‘트랙커(Tracker)’ 등으로 폭넓게 활용한다. 실제 무드업 냉장고, 42형 올레드 TV 등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인정받는 제품들이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획, 개발돼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디지털전환 도입을 가속화하며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근본적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가전 생산의 중심축인 LG스마트파크에 디지털트윈, AI, 빅데이터 등에 기반한 지능형 공정시스템을 갖춰 생산성을 약 20% 향상시키고 불량률을 대폭 낮췄다. 원자재 구매, SCM, 서비스 등에서도 DX 적용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