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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마켓’ 인테리어 시장에 '표준화’ 바람 분다

함지현 기자I 2022.12.12 08:25:32

깜깜이 인테리어 산업 구조적 혁신 위한 시스템 도입
한샘·현대리바트·KCC글라스 등 주요 업체들 문제 개선 노력
정보탐색·상담·견적·계약·시공 등 전방위적 시스템 도입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오랫동안 대표적인 ‘레몬 마켓’으로 여겨졌던 국내 리모델링 시장에 표준화 바람이 불고 있다.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디자인과 수 천개의 자재, 시공법 등 내용도 복잡하고 방대해 서비스의 불균형이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레몬마켓이란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저품질의 재화나 서비스만이 거래되는 시장 상황을 빗댄 표현을 말한다.

(사진=한샘)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 시장은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는 동시에 서비스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리모델링을 계획 중인 소비자가 가장 먼저 진행하는 ‘정보탐색’ 과정에서 고객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찾고 원하는 인테리어를 구현해 줄 수 있도록 돕는다. 한샘 홈페이지 ‘한샘닷컴’의 ‘3D제안’ 코너에서는 고객이 직접 주거유형, 예산, 평형대, 가족유형, 디자인 취향 등을 입력하면 최적화된 리모델링 사례를 볼 수 있고 ‘VR 모델하우스’도 운영 중이다. 내년 1분기에는 전문가가 제작한 2만 개 이상의 시공 사례 콘텐츠를 보유한 플랫폼을 론칭한다.

현대리바트는 공식 온라인몰인 ‘리바트몰’을 통해 인테리어 스타일과 시공 규모(평형 등)별 다양한 수십여개의 패키지 상품을 고객이 사전 확인할 수 있도록 전담 코너를 운영 중이다. 특히 주요 구성 제품 스펙 등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KCC글라스는 평형대별 모델하우스 체험관을 열어 시공 후 변화한 모습을 미리 알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공식 블로그 채널을 통해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인테리어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인테리어 전문가의 코칭을 직접 받을 수 있는 ‘랜선홈티칭’ 콘텐츠도 공개하고 있다.

상담 과정에서도 우리 집을 미리 볼 수 있는 기술을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한샘은 최신 IT 기술을 접목한 3D 인테리어 설계 프로그램 ‘홈플래너 2.0’을 통해 디지털 상담을 진행한다. 고품질 렌더링 기술을 통해 시공 후 바뀔 집 전체 공간을 실사와 거의 유사한 모습으로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또 전국 7만여개 아파트를 3D 도면으로 불러와 침대, 소파, 바닥재 등 가구와 건자재를 가상공간에 미리 설치해볼 수 있다.

현대리바트는 맞춤형 상담 기능 구현을 위한 캐드(CAD)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59㎡, 84㎡ 등 국민평형 아파트를 포함에 전국 주요 아파트의 타입별 평면도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고객의 거주 공간별 맞춤형 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KCC글라스도 ‘3D 홈씨씨’ 프로그램을 도입,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예정이다. 고객이 홈씨씨 인테리어의 전시장 혹은 매장에 방문하면 각 지역의 우수 인테리어 파트너(대리점)가 3D 홈씨씨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 맞춤형 상담을 진행한다.

‘깜깜이 견적‘이라는 불만 해소에도 나선다. 한샘은 리모델링에 필요한 가구·건재·부자재를 한샘이 유통하고 모든 자재를 정찰제로 운영하는 ‘자재 정가제’를 구축했다. 또 리모델링 전 공정을 한샘이 시공하는 ‘직시공’시스템을 구축하며 시공 과정마다 ‘시공 정가제’를 도입했다.

현대리바트는 집테리어 서비스 전문의 통합 설계 프로그램 도입해 전문 상담가가 고객과 함께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새시, 바닥재, 주방, 욕실, 조명, 벽지 등 모든 인테리어 요소를 3D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선택한 요소가 적용된 그래픽 시연과 동시에 현대리바트 집테리어의 표준가격를 기반으로 한 가격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KCC글라스도 본사에서 각 지역의 영업소와 우수 인테리어 파트너(대리점)에게 홈씨씨 인테리어 ‘토털 인테리어 패키지’의 상품 별 표준견적서를 제공해 사용 중이다. 내년 1월 표준견적서의 리뉴얼을 통해 전국 어디에서든 일원화된 견적가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계약과정에서는 상세 견적, 하자보수 약관 등 기입된 ‘표준계약서’ 도입을 도입하는 추세다.

한샘은 표준계약서를 전자화한 ‘전자계약서’를 도입하고 사용을 의무화했다. 전자계약서는 공정별 자재와 인건비가 들어간 상세 견적을 제공하고 리모델링 공사 완료 후 1년 내 무상 사후관리를 보증하는 등 하자보수 약관을 명확하게 했다. 현대리바트도 모든 제품 및 서비스 판매에 ‘통합 표준계약서’만을 운용 중이며 KCC 역시 표준계약서를 도입해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공에서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과정도 표준화한다. 한샘은 전기, 목공, 설비 등 기본공사까지 전 공정을 한샘 시공협력기사가 진행하는 ‘직시공’ 시스템을 구축했다. 리모델링 시공은 전문건설업 면허를 보유한 시공물류 전문 자회사 ‘한샘서비스’가 전 공정을 책임지고 직접 시공한다. 리모델링 공사 완료 후 1년 내 무상 사후관리를 보증하고 안심 BS(Before Service)를 실시해 하자보수를 책임진다.

현대리바트는 모든 집테리어 서비스에 본사 책임시공을 시행한다. 시공 전체 과정을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전문 감리 제도도 함께하며 본사 직영 사후관리 제도도 운영 중이다. 별도의 인테리어 사후관리 전문팀이 있다는 게 특징이다.

KCC글라스는 인테리어 공사 종류별 품질기준을 마련해 이를 근거로 전국 지역별로 배치된 품질담당자가 현장을 감리한다. 품질담당자가 현장 감리한 인테리어 공사에 대해서는 본사가 1년의 사후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창호 제품인 ‘홈씨씨 윈도우’는 항목에 따라 최장 13년의 품질보증을 제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정보가 부족해 오랫동안 △불어나는 견적 △늘어나는 일정 △실망스러운 시공 △속 터지는 보수 등 고질적인 불만이 쌓여 왔다”며 “이같은 지적을 극복하기 위해 주요 업체들은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고 서비스 표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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