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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5일 뉴스1을 통해 “이은해의 편지를 보면 애정을 빌미로 조현수에게 범죄자로서 서로 비밀을 유지하자는 식의 동맹관계를 만들려는 의도가 읽힌다”고 전했다.
이어 “조현수를 조정하는 듯한 그런 내용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반면, 조현수는 헤어질 수도 있다는 걸 전제하는 내용의 편지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은해는 편지에서 ‘너(조현수)의 주인님’이라고 스스로를 칭했고, 조현수는 보내는 사람에 ‘현수 시종님’이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이수정 교수는 이은해의 심리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이 없는 사람”이라며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공감 능력이 전혀 없다. 반면 자기 감정에는 굉장히 충실하다. 이런 점에서는 사이코패스 성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 역시 두 사람의 관계를 연인 관계보다 ‘범죄 파트너’적 성격이 더 강하다고 분석했다.
표 소장은 “이은해는 사망한 전 남편 A씨(당시 39세)를 그저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여겼다. A씨는 두 사람에게 금전적인 필요를 위해 존재하는 대상에 불과했다. A씨가 아니라 그게 누구였더라도 이은해·조현수에게는 상관이 없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은해·조현수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범죄를 접하면서 선택적 공감능력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범죄의 타깃으로 정한 사람에게는 공감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성인이 되면서 점차 습관으로 굳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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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를 보낸 지 333일 후에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 서비스로, 최근에야 그들의 거주지로 배송됐다.
이은해는 보내는 사람에 ‘너의 주인’을, 받는 사람에는 ‘조웬수(원수를 잘못 쓴 것으로 보임)’라고 적었다.
그는 “안녕? 난 너의 주인님이야. 우리 벌써 만난 지 2년이 넘었다”고 했다. 이에 비춰 보면 두 사람은 이씨가 윤씨와 혼인 관계였을 당시에도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힘들 때 옆에 있어주고 나 때문에 온갖 풍파 다 겪었는데 함께해줘서 고맙다”며 “그때쯤(333일 후)이면 A(함께 물놀이한 공범)도 출소해 있을 건데 별일 없이 평범하게만 잘살고 있었음 좋겠다”고 했다.
조현수는 엽서에서 “벌써 333일이 지났어. 참 시간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바쁘게도 살았구나”라며 “우린 지금 어떤 생활을 하고 있지? 아직 살고 있다면 큰 재앙은 없었다는 거겠지”라고 말했다.
또 “우리 ‘C’(이은해 아이)는 더 컸겠네. 지금쯤이면 아빠라고 해주고 있으려나? 너무 좋겠다”면서 “333일의 시간이 지났듯 앞으로도 변치않고 사랑하고 행복하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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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당시 39)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남편을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지만,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다가 도주해 4개월 넘게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