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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하루 만에 12% 가까이 폭락했다. 이른바 ‘천슬라(주가 1000달러+테슬라)’마저 위태로워졌다.
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1.99% 떨어진 1023.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6일(1018.43달러) 이후 최저치다. 낙폭은 하루 기준으로 올해 들어 최대다.
이날 장중 최저가는 1011.52달러다. 지난달 26일(1001.44달러) 이후 가장 낮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일까지만 해도 장중 1243.49달러까지 치솟았다. ‘천삼백슬라’까지 넘봤던 것이다. 그러다가 2거래일 전부터 갑자기 하락하기 시작해 ‘천백슬라’가 깨졌고 ‘천슬라’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몰렸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윗을 통해 주식 매각을 암시한 여파가 지속하기 때문으로 읽힌다.
머스크는 6일 오후 트위터에 “최근 미실현 이익이 조세 회피 수단이 되고 있다는데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이에 나의 테슬라 주식 10%를 파는 방안을 제안한다”는 글과 함께 이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올렸다. 24시간 진행된 이번 설문에는 찬성 의견이 과반을 넘었다.
그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설문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갖고 있는 재산이 주식밖에 없기 때문에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설문 결과에 따라 머스크가 10% 주식을 매각할 경우 테슬라 주식 물량이 넘쳐 주가는 단기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 1억7050만주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이후 테슬라 주식은 최근 2거래일간 급락했다.
이 와중에 전·현직 고위인사들이 테슬라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에 따르면 머스크의 동생인 킴벌 머스크,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 등이 근래 수억달러어치 주식을 팔았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라는 점을 분명하지만, 이와 동시에 여러 업체로부터 도전 받고 있다는 점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이번주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리비안이 대표적이다. 리비안은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인 R.J. 스캐린지가 2009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전기차 제조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9년부터 아마존, 포드 등으로부터 100억달러 이상 투자를 받았으며, 이미 테슬라 대항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비안 같은 신생 업체 외에 기존 굴지의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속속 전기차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테슬라는 시가총액이 전 세계 6위에 달할 정도로 덩치가 큰 기업이다. 이날 테슬라 주가가 12% 가까이 빠지자, 뉴욕 증시 주요 3대 지수가 9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할 정도로 흔들렸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1% 떨어졌다.
테슬라 주식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이라는 점에 더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