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난 클릭"..이커머스, 명품 라인업 늘리고 보증강화

김보경 기자I 2021.08.29 09:52:03

지난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 2017년 比 26% 증가
SSG닷컴 ‘파네라이’ 입점 후 2주간 명품 매출 21% 올라
롯데온 명품 해외직구 서비스 강화
‘짝퉁’ 구매 우려에 디지털 보증서 도입 늘어나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백화점에서 실물을 직접 보고 사던 고가의 명품이 온라인 쇼핑몰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도 명품 시장의 성장을 경험한 신세계 롯데 등 유통기업들이 자사몰에 명품관을 강화하고 나섰다. 온라인 명품 시장의 취약점인 가품 구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앞다퉈 보증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29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 5957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11%, 2017년에 비해서는 26.2% 늘었다. 업계는 명품의 온라인 구매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의 명품 구매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파네라이 루미노르 크로노 시계. (사진=SSG닷컴)
◇하이엔드 명품 입점 늘리는 이커머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명품 입점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SSG닷컴이다. SSG닷컴의 올 상반기(1~6월) 명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0% 성장했다.

지난달 이탈리아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를 입점했고 이달에는 세계 10대 시계·보석 브랜드 ‘피아제’를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SSG닷컴에 따르면 파네라이를 입점한 지난달 19일부터 8월 1일까지 2주간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가량 증가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고 특히 신세계의 자사몰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더 높아서 명품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럭셔리 페어’를 열고 명품·시계·쥬얼리·해외직구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이번 행사는 SSG닷컴이 진행하는 ‘온라인 명품 정기 할인점’의 일환으로 늘어난 온라인 명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연 1회 진행하던 행사를 올해부터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 1회씩 총 2회로 늘리기로 했다.

롯데온은 ‘명품온(ON)’ 카테고리를 마련해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엘부티크 해외 직구 서비스’를 열고 명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유럽 현지 명품 편집숍에서 직접 구매한 후 발송한다. 고객은 별도 개인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상품 금액에는 배송비와 부가세 등이 포함돼 있다

명품 특성상 결제 후 재고 문제로 인해 일방적으로 결제가 취소되는 비율이 높다. 이에 롯데온은 명품 해외 직구의 결품률을 낮추기 위해 IT기반 해외 구매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 ‘구하다’와 손잡았다. 구하다는 유럽 현지 명품 편집숍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주문 후 결품 발생 가능성이 낮고,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도 이점을 갖고 있다.

이커머스 강자 네이버와 카카오도 명품 쇼핑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쇼핑에 ‘럭셔리’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명품 공식 브랜드 스토어가 입점해 공식 상품만 팬매된다. 네이버와 신세계가 지분을 맞교환하고 협력하고 있는 만큼 신세계가 보유한 브랜드의 스토어 입점이 점쳐진다. 네이버쇼핑은 럭셔리 외에 신세계와 명품 부티크 개설도 별도로 추진중이다.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명품 브랜드를 늘리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이다. 카카오커머스에는 샤넬, 디올, 에르메스, 티파니, 버버리 등 13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최근 피아제가 카톡 선물하기에 브랜드관을 열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홈 화면에는 ‘명품 선물’과 ‘스몰 럭셔리’가 배치 돼 있어 그 비중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명품 잡화 상품 거래액은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도 2배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 보증서 ‘SSG 개런티 카드’
◇디지털 보증서 발급하고 가품 보상제도 실시

쑥쑥 커가는 온라인 명품 시장이지만 가품 소위 ‘짝퉁’ 우려는 구매 제약 요인이다. 구매가 늘면서 위조 상품 신고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위조 상품 신고 건수는 1만 6693건으로 2019년 6661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정품 보장을 위해 최근 디지털 보증서 발급을 도입하는 추세다. SSG닷컴은 지난 26일부터 명품 디지털 보증서 ‘SSG개런티’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라인 명품 구매시 우려되는 가품 이슈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NFT(대체불가토큰) 기술을 활용한 보증서를 스마트폰에 발급해 보안을 강화했다. 보증서에는 상품 정보와 구매 이력, 보증 기간, 보안 정보 등이 담긴다. 90여개 브랜드의 5000여개 상품에 이 보증서를 우선 발급하고 연내 1만개 상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개런티 상품이 가품 판정을 받을 경우 구매 금액의 200%를 보상하는 ‘가품 보상제’도 실시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 쇼핑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 판매 상품에 대해 정품을 인증하는 디지털 보증서를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개발을 추진 중인 디지털 보증서는 제품 구매 시 생성되는 주문번호와 제품 고유의 일련번호를 조합해 암호화된 고유의 디지털 코드를 부여받는 방식이어서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우선 연내 고가 브랜드에 디지털 보증서를 도입한 뒤 추후 온·오프라인 매장의 모든 상품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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