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괜찮아지나 했는데…팬데믹 공포 급부상에 증시 '와르르'

김정남 기자I 2021.03.24 06:48:27

팬데믹 공포에 미국·유럽 증시 일제히 하락
독일 등 봉쇄 강화…미국 확진자 다시 늘어
살아나나 했던 항공 등 경기민감주 직격탄
파월 "자산가격 높지만…우려할 정도 아냐"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채금리가 하락 안정화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갑자기 부상하며 시장을 짓눌렀다. 항공주 같은 경기민감주가 특히 직격탄을 맞았다.

◇갑자기 부상한 코로나 재확산 공포

2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4% 하락한 3만2423.1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6% 내린 3910.52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2% 떨어진 1만3227.70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무려 3.58% 내린 2185.69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장중 1.615%까지 내렸다. 그러나 증시는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장중 내내 부진했다.

이날 약세장은 점차 완화하나 했던 코로나19의 공포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성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하면서 전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유럽은 심각한 수준이다.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들은 봉쇄 조치를 강화했다. 경제 정상화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른바 ‘3대 팬데믹’ 공포다. 미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지만, 동시에 사람들의 경각심이 확 풀어진 분위기다. CNBC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으로 미국 내 21개주에서 신규 감염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 의존도가 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새로운 논란도 나왔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AZ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에 날짜가 지난 정보(outdated information)가 포함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AZ 측은 최신 자료에 기반한 초기 분석 자료를 48시간 이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우려가 다시 커지자 국제유가는 6% 넘게 폭락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6.17% 폭락한 57.76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57.25달러까지 고꾸라졌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5.67% 떨어진 60.86달러를 기록했다.

경기민감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델타항공(-4.86%), 아메리칸항공(-6.55%) 등 항공주의 낙폭이 컸다. 유가 폭락에 따라 셰브런(-0.56%), 엑슨모빌(-1.23%) 같은 주요 에너지주 역시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00% 내렸다.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 주가는 3.44% 빠진 218.25달러에 마감했다.

◇항공주, 에너지주, 금융주 등 직격탄

경제지표는 혼재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18.2% 급감한 연율 77만5000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5.7% 감소)를 한참 밑돌았다. 반면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이번달 제조업지수는 17로 전월(14) 대비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파월 의장은 “일부 자산가격은 고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시장의 자산가격이 아직 경각심을 가질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자산가격이 높은 환경 하에서는 당국이 금융권을 탄력적으로 움직이게 하고 시장을 잘 돌아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금융기관들은 위험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7.52% 상승한 20.3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0% 하락한 6699.19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39% 하락했고,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는 0.01%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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