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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SNS에 옮긴 '빈센조' 대사

박지혜 기자I 2021.03.22 07:34:1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검찰 개혁을 주창해 온 조국 법무부 전 장관이 tvN 드라마 ‘빈센조’ 대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해 눈길을 끈다.

조 전 장관은 22일 페이스북에 한 누리꾼이 올린 글을 공유했다.

해당 글은 “검사님을 못 믿는 게 아니라 검사님 조직을 못 믿는 겁니다”, “사과의 썩은 부분이 있고 안 썩은 부분이 있습니다. 우린 이걸 뭐라 부를까요? 썩은 사과라 부릅니다”라는 내용으로, 전날 방송한 ‘빈센조’ 10회에서 변호사 빈센조(송중기 분)와 홍차영(전여빈 분)의 대사다.

이 대사는 악덕 기업 바벨그룹과 맞서고 있는 빈센조와 홍차영이 검사장들이 바벨그룹과 손잡은 가운데, 비교적 정의로운 검사로 알려진 정인국(고상호 분)이 수사 협조를 요청하자 한 말이다.

정인국 검사는 두 변호사에게 “저는 지검에 있는 몇몇 쓰레기들과 다르다. 왜 나를 못 믿는가. 저희 조직에도 올곧은 검사들이 많으니 함부로 매도하지 말아달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빈센조는 ‘레미제라블’에 이런 말이 나온다며 “정의는 완전 무결할 때만 옳다”라고 선을 긋는다.

이에 정 검사가 “비약이 심하다”고 발끈하자 홍 변호사는 “썩은 사과는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먹으면 되는데, 조직은 그럴 수 없으니 더 최악”이라고 받아친다.

빈센조 변호사도 “대부분 성실한 판·검사다, 정치 판·검사가 아니라고 한다. 맞다”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항변만 한다고 썩은 사과가 신선해 지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사진=카카오TV ‘빈센조’ 캡처
조 전 장관은 앞서 지난해 10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회 국정감사가 끝난 뒤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의 황시목(조승우 분) 대사를 되새기기도 했다.

그는 “<비밀의 숲> 대화 일부: 공수처의 필요성”이란 글과 함께 황시목의 대사를 게시했다.

2017년 방영을 마친 ‘비밀의 숲 1’은 검찰 스폰서와 기업 사이를 파헤쳤다. 극 중 ‘고독한 검사’ 황시목은 “썩은 덴 도려낼 수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도려내도 그 자리가 또다시 썩어가는 걸 전 8년을 매일같이 묵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어디에도 왼손에 쥔 칼로 제 오른팔을 자를 집단은 없으니까요. 기대하던 사람들만 다치죠”라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이 이러한 게시물을 올리기 전날 윤 총장이 출석한 대검찰청에 대한 국감을 진행한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이 대사를 떠올렸다.

윤 법사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대검 국정감사를 보신 많은 분께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검찰의 모습이 ‘정말 현실이었나?’하는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다”며 “얼마 전 검찰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검찰 개혁에 관한 멘트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이 되새긴 황시목의 말을 전했다.

윤 법사위원장은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 성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 상황을 보며 많은 국민께서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라고도 적었다.

이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사모펀드 사건과 그 수사과정을 보며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왜 필요한지 많은 분께서 공감하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총장께서 얼마 전 대규모 펀드 사기를 저지른 세력과 이를 비호하는 세력을 단죄함으로써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엄정한 수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피해자를 구제해야 함이 마땅하다”며 “또한 검찰이라는 공권력에 눈물짓는 국민이 없는지도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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