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사태가 관련 투자 경험이 없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참여 확대 및 규제 완화가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개인 공매도 활성화에 신중한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중순 온라인(비대면)으로 진행한 출입기자단 송년 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개인투자자는 (공매도 시장으로) 안 갔으면 한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생각이 있으니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되,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에게 일단 허용하고 그것을 넓혀가거나 아니면 그 상태가 타협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금융위는 개인이 공매도에 활용할 대여 주식(대주) 규모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투자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투자금 3억원 이상 ‘적격 투자자’(전문투자자 및 일정 요건 갖춘 일반투자자)로 제한한 사모펀드나 일반투자자(1000만원), 적격투자자(2000만원), 전문투자자(제한 없음) 등으로 최대 투자금액에 차등을 두고 있는 크라우드펀딩 등이 적용 방식으로 거론된다. 또 레버리지·인버스형 파생상품처럼 공매도 투자도 일정 금액을 예치하고 관련 교육을 이수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외국인·기관에 이어 전문투자자까지 공매도를 추가 허용하면, 소액 개인투자자들은 손실만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이른바 ‘곱버스’(곱하기 인버스) 상품이 지난해 개인투자자 순매수 3위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개인의 공매도 수요가 충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투자가 늘고 심지어 ‘곱버스’까지 돈이 몰리는 것은 공매도 투자 수요가 있다는 의미”라며 “저성장·저금리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나라도 주가가 장기간 박스권에 머무는 시기가 또 올 수 있어, 공매도 역시 개인들의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