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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경쟁 치열해지는데…중고차 업체 확장 나선 PEF 속내는

김성훈 기자I 2020.11.05 00:20:00

VIG파트너스 AJ셀카 우협 선정…실사작업
AJ셀카 볼트온에 따른 사업 시너지 주목
현기차·쏘카 등 유력 경쟁자 등장 공식화
"브랜드별 경쟁 재편되면 시장 더 커질 것"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중고차 시장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유력 업체들이 참전을 예고한 상황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PEF 업계에서는 도리어 중고차 브랜드 활성화에 따른 확장성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표=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AJ셀카 품은 VIG…‘사업 시너지 주목’

AJ네트웍스(095570)는 지난달 30일 자사 중고차 업체인 AJ셀카 매각과 관련해 오토플러스 주식회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부여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로 인수 대상은 AJ네트웍스가 보유한 AJ셀카 지분 77.29%다. 현재 진행 중인 실사를 마치는 대로 구체적인 가격 협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오토플러스는 지난 2017년 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가 약 600억원에 인수한 회사다. 사실상 VIG파트너스가 ‘볼트온’(유사기업 인수합병) 형태로 AJ셀카 인수에 나선 것이다. 오토플러스는 국내 최대 규모 종합 정비·관리센터와 출고 5년 이하·10만㎞ 이하 차량만을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로 판매하는 ‘리본카’로 유명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AJ셀카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을 당시 원매자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가 가시지 않은 데다 희망 매각가(1000억원)에 대한 이견도 좁혀지지 않아서다. 이후 시간이 흐르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조정이 이뤄지자 중고차 업체를 보유하고 있던 VIG파트너스가 검토에 나섰고 MOU 체결까지 이어졌다.

VIG파트너스는 AJ셀카 인수에 따른 사업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오토플러스는 시중 리스 차량을 선별해 B2C로 팔거나 경매·도매 시장에 파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반면 AJ셀카는 차량 판매를 원하는 개인들이 AJ에 연락하면 매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AJ셀카는 경기 안성시 자동차 경매장에서 하루 최대 1500대 수준의 중고차를 판매해 왔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차량을 확보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다변화하고 상호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장한평 중고차 시장(사진=연합뉴스)
◇ 경쟁자 등장?…시장 재편 확장성 ‘무궁무진’

VIG파트너스 외에도 또 다른 PEF인 한앤컴퍼니는 2018년 SK엔카의 직영사업부를 인수한 뒤 ‘케이카’(K-car)로 사명을 바꿨다. SK엔카의 인지도를 포기했다는 우려도 잠시 영화배우 하정우씨와 정우성씨를 연이어 모델로 내세우며 새 브랜드 구축에 성공했다.

온라인 거래를 기반으로 현금이나 카드, 할부 등 원하는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즉시 결제’ 시스템 도입, 차를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 주는 ‘내 차 사기 홈서비스’가 호응을 이끌며 지난해 국내 중고차 업체 최초로 지난해 매출 1조원(1조1854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1위 차량 공유업체인 ‘쏘카’(SO CAR)와 쿠팡까지 사업 진출을 검토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PEF들은 도리어 이런 상황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고차 시장이 해마다 커지면서 올해 약 22조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KB차차차와 케이카, 오토플러스, AJ셀카 등 이른바 ‘브랜드 중고차’ 업체의 시장점유율(MS)은 5~6%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여전히 서울 외곽지역이나 경기도 인근에서 이뤄지는 중고차 거래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유력 경쟁자의 등장으로 시장이 브랜드 중고차 경쟁으로 재편될 경우 대표적인 ‘레몬마켓(저급품이 유통되는 시장)’으로 꼽히는 중고차 시장에 대한 확장성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업계는) 시장 규모가 큰데 비해 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 시장 규모가 아직 작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타기업 진출이) 경쟁 과열 측면에서 볼 것이 아니라 시장 팽창 내지는 활성화 측면에서 본다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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