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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코로나 팬데믹…PEF 대체투자 역할 커질까

조해영 기자I 2020.08.19 01:30:00

코로나·사모펀드 사태 겹치며 2Q PEF 증가율 ↓
약정액은 90조원 돌파…자금·수요 쌓인 상황
불황일수록 PEF 수익률↑…대체자산 역할 주목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경기 불황의 그늘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급등한 주가마저 조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의 대체자산으로서의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경기가 불황일 수록 PEF의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위축 상황에서도 하반기 들어 PEF의 대형 인수합병(M&A)이 속속 성사되고 있다. 자금도 넉넉한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기업 구조조정 매물이나 사모펀드 투자회수 매물 사냥에 적극 나서면서 수익률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PEF 증가세 주춤…“코로나·사모펀드 사태”

코로나19발(發) 경기 불황이 길어지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감염병 우려에 현장실사처럼 대면 접촉이 필요한 M&A 절차가 줄줄이 미뤄지거나 중단되면서 상반기 시장은 얼어붙는 모습이었다.

금융감독원이 분기마다 공개하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PEF는 775개로 전 분기(761개)보다 1.84% 증가하는 데 그쳤다. PEF 증가율은 △1분기 5.55% △지난해 4분기 8.14% △지난해 3분기 6.29% △지난해 2분기 3.92% 등이었지만 2분기에는 2% 미만으로 떨어진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예전과 같은 수준의 대면 접촉이 어려워진 것이 PEF 결성에도 차질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사모펀드 환매중단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당국이 PEF 심사를 일부 강화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자금 스케줄 확정이 어려웠던 데다가 사모펀드 관련 사고가 많이 터지면서 금감원이 심사를 강화한 측면도 있다”며 “하반기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일부 진정되면 PEF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틱톡·두산솔루스…하반기 국내·외 ‘빅딜’ 전망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빅딜(Big deal)’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시장은 하반기 들어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국외에선 이달 초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일본 세븐앤드아이홀딩스가 미국 편의점 업체 스피드웨이를 210억달러(약 24조9000억원)에 인수했고, 미국 반도체업체 아날로그디바이스가 지난달 반도체업체 맥심인터그레이티드를 210억달러에 인수했다.

중국의 SNS 업체 틱톡과 소프트뱅크의 ARM 지분 매각 등도 하반기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예상금액은 각각 500억달러, 400억달러에 달한다. 필립스 소형가전사업부도 하반기 매각될 전망이다. LG전자와 중국 하이얼 등이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PEF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자금은 넉넉한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PEF 수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약정금액은 3월 말(88조4679억원)보다 3.91% 증가한 91조2241억원으로 집계됐다. 쌓여 있는 자금과 상반기 한차례 위축됐던 수요를 바탕으로 하반기 M&A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하반기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달 대한항공은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한앤컴퍼니와 체결했고, 두산그룹도 두산솔루스 매각과 관련해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MOU를 체결했다. 이 두 건의 매각대금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황에 털면 이득 보는 PEF…“대체자산 역할”

경기가 불황일수록 PEF의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배기범 케이핀자산운용 대표와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국내 PEF 성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불황인 시기에 청산된 PEF일수록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종합지수를 기준으로 경기가 불황인 시기에 청산된 PEF가 IRR(내부수익률)과 투자배수(투자금 대비 회수액 정도) 모두 높았다.

수익률은 또 시장수익률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논문에서 “PEF 수익률이 시장지수, GDP 성장률과 반비례한다는 결과는 투자배수가 채권수익률과 역관계를 보인 것과 함께 PEF가 대체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PEF는 기본적으로 대체투자의 범위에 들어가는데, 대체투자라는 것이 다른 투자처가 많이 잃을 때 덜 잃는 것”이라며 “주식시장 하락기나 불황 시기에 대체자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며칠 새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이런 기대치에 다시 제동이 걸릴 여지도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103명, 166명, 279명, 197명, 246명으로 세자릿수 대를 기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해외투자 건은 실사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국내도 여건이 좋지 않아 제약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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