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395만581대로 전년(402만8705대) 대비 1.9%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400만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51만대) 이후 처음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최근 5개월 연속으로 고꾸라졌다. 작년 처음으로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8월(-15.9%)부터 9월(-4.8%), 10월(-7.9%), 11월(-11.3%), 12월(-5.4%)까지 하락세였다.
‘메이드 인 코리아’ 자동차가 ‘생산절벽’에 맞닥뜨린 것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중견 완성차 3사의 경영위기와 맞물린다. 작년 르노삼성차와 한국GM, 쌍용차의 판매량(이하 내수·수출 합산)은 전년 대비 각각 22.0%, 9.9%, 5.6%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의 버팀목이었던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량(719만3337대)도 2012년 이후 처음으로 720만대를 밑돌았다.
생산·판매가 뒷받침되지 않자 작년 한국GM 등 일부 자동차업체는 겨울 휴가를 맞아 공장 가동을 며칠 중단했고, 르노삼성차는 닛산 로그 이후 후속 위탁생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을 25% 줄였다. 쌍용차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적정재고 유지를 위한 생산물량 조정으로 나흘간 라인을 멈춰세웠다.
강성 노동조합의 ‘습관성 파업’도 악영향을 끼쳤다.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차 등은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전면·부분파업에 나서 수시로 생산 라인을 멈춰 세웠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고질병인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국내 자동차 생산을 10년 전으로 후퇴 시킨 주된 요인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