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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올해 한국관광산업은 국·내외 다양한 변화와 사건·사고로 어수선한 한 해를 보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방한 중국 관광객은 반토막이 났다. 해외여행은 사상 최대치를 이미 넘어섰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자 한국관광산업에도 적신호가 커졌다. 관광수지 적자 규모는 나날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 中 관광객 400만명감소, 5조원 손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올해 중국 관광객은 전년보다 400만명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 수가 896만 8000명이었는데, 절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중순 중국이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이후 중국 관광객은 급감했다. 올해 3~10월 중국인 입국자는 238만 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4만 7000명)보다 356만 5000명(60.1%) 줄었다.
3~10월 월별 전년 대비 중국인 입국자는 적게는 40.0% 많게는 69.3% 줄었다. 한은은 중국 관광객들이 유발하는 실질 부가가치는 1인당 1300달러로 추산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중국 관광객 감소로 실질 GDP에 약 52억 달러, 한화로 5조원 손실이 생기는 셈이다. 다만 한·중 관계 회복으로 감소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은 지난 10월 31일 모든 분야에 걸쳐 교류협력을 조속히 회복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北京)과 산둥(山東) 지역 일반 여행사들에 대한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외래관광객 최대 1400만명에 그칠듯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방한 외래객은 총 1110만 847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3.9% 감소했다. 제 1시장인 중국의 경우 4분기(10~12월) 들어서 감소세에 둔화를 보이기는 하지만, 10월까지 중국방문객 약 35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6%나 줄었다. 반면 베트남·대만 등 주요 동남아 국가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4%, 9.7%의 상승세를 보였고, 일본의 경우에도 0.8% 상승한 190만 4282명이 방문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방한 외래객은 최대 1400만명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700만명보다 약 300만명 줄어든 수치다.
이에 우리 정부는 방한 관광시장 정상화를 위해 동남아와 중동 등 그동안 비중이 낮았던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강원도 양양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동남아시아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다. 대상은 베트남, 인도네이사, 필리핀 등 3개국이다. 이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직후인 내년 4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한다.
복수비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을 포함한 OECD 국가를 한번 이상 방문한 적이 있는 동남아시아인과 중국인이 그 대상이다. 여기에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중국인 단체관광객 전자비자 발급수수료 감면도 내년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크루즈 탑승객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혜택도 2018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다. 법무부가 지정한 크루즈선을 탑승한 중국인 관광객은 비자가 없어도 입국할 수 있다. 기존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에게 허용했지만 개별관광객도 앞으로 무비자로 입국가능해진다. 더불어 국제선 환승객에게는 72시간 환승관광 등 관광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이 외에도 영어·중국어·일본어 외 특수어원 관광통역안내사를 확충한다. 2017년 11월 기준 태국어 94명, 베트남어 30명, 아랍어 6명만이 관광통역안내사로 정식 등록한 상태다. 정부는 내년까지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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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가는 한국인 700만명, 한국 오는 일본인 230만
한국관광공사와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방일 한국관광객은 583만 8600명으로 같은 기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190만 4282명의 3배에 달했다.
일본을 떠나는 한국 관광객이 매달 60만명 가까이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는 700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 반면 올해 1~10월 방한 일본 관광객 수는 작년 같은 기간 188만 7473명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올해 말까지 방한 일본 관광객은 0.8% 늘어난 수준인 230만명을 조금 넘기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일본인 관광객이 북한의 도발로 인한 안보 위기로 한국 방문을 망설이는 사이 한국인들에게 일본은 매력적인 관광지가 됐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이 세계 136개국의 여행·관광 경쟁력을 조사한 2017년 보고서를 보면 일본은 스페인, 프랑스, 독일에 이어 관광경쟁력 4위를 차지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해외여행을 떠난 한국인 중 가장 많은 29.2%가 일본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엔저가 계속되고 5월 황금연휴·10월 추석 연휴 등 한국의 연휴가 많았던 것도 한국인의 일본 여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사(LCC)가 일본 지역 노선을 대폭확대해 가격 인하를 이끌면서 항공료가 하락하면서 일본 여행트렌드가 과거 온천이나 골프에서 맛집·쇼핑 투어 등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한중 관계 악화도 한국인 관광객을 일본 행을 부추긴 측면도 크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엔화 약세, 원화 강세 영향으로 일본 관광 수요가 크게 늘었다. 100엔당 원화 가치는 2015년 말 이후 가장 낮은 960~970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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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지 적자 약 17조에 달할 듯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7년 10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10월 서비스수지는 35억 3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적자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 기록은 올해 1월 33억 4000만 달러였다. 서비스수지 적자가 늘어난 것은 여행수지 탓이 컸다. 10월 여행수지는 16억7천만 달러 적자로, 적자 규모로 지난 7월(17억 9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2위다. 여행수입은 전월 12억2000만 달러에서 이달 10억8000만 달러로 줄었지만 여행지급은 25억 3000만 달러에서 27억 50000만 달러로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관광수지 적자폭도 사상 최대치인 150억달러(약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한국관광공사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60억달러였던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액은 물론 메르스 사태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겼던 2015년(64억달러 적자)에 비해서도 크게 악화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