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속여 '대포폰·대포통장' 일당 실형

【서울=뉴시스】노숙자들에게 돈을 주겠다고 속이고 합숙을 시키면서 이들의 명의로 이른바 ‘대포폰’과 ‘대포통장’,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판매한 부부와 그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최동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영리약취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48)씨와 부인 위모(48)씨에게 각 징역 4년을 선고하고 공범 방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정씨 등 5명에게 각 징역 2년6월을 선고하고 이 중 3명에게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 등은 사회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노숙자들을 억압해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며 “노숙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길을 막고 삶의 의욕을 잃게 만든 점 등을 고려하면 비난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은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졌고, 숙소를 떠난 노숙자들을 집단 폭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범행이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전에 수사기관에 발각돼 노숙자들에게 실질적인 큰 피해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씨 일당은 지난해 조직적으로 노숙자들에게 접근해 ‘매달 100만원을 주겠다’고 속이고 합숙을 시키면서 이들 명의로 휴대전화와 통장, 사업자등록증 등을 만들어 까드깡업자에게 팔아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노숙자들이 합숙하는 동안 숙소 밖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했으며, 불법대출을 거부하거나 숙소를 떠난 노숙자들을 폭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