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벨트를 빼앗긴 하이트진로(000080) 입장에선 15년 만에 변한 강산을 쓰린 속으로 바라보고 있을 터다. 더러는 하이트맥주에 참이슬을 섞은 폭탄주도 욱여넣으며 1위 재탈환 전략을 고민했을 것이다.
이데일리는 지난 4일과 5일 두 회사의 마케팅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사령탑`을 만났다. 오비맥주는 `일관성`을, 하이트진로는 `쇄신`을 마케팅 전략의 키워드로 꼽았다.
◇오비맥주 "일관된 브랜드 메시지가 먹혔다"
이어 "이미 아사히, 기네스, 하이네켄 등 9개 이상의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황에선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읽고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비맥주는 현재 카스와 OB골든라거, 카프리 등 주가를 올리고 있는 상품들에 마케팅력을 집중할 뿐 당장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는 상태다.
지난 1991년 두산전자의 낙동강 페놀 유출 사태의 유탄을 맞아 경쟁사 하이트맥주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송 상무는 "결국 소비자들에 대한 섬김의 자세가 부족했던 것이 1등 자리를 내 준 이유"라고 해석했다. 그는 "오비맥주가 하이트맥주에게 시장 1위를 내줄 때 페놀사건이 있었지만 다시 1위를 재탈환 한 것은 내부 결속과 효율적인 기업운영이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 하이트진로 "그동안 안일했다..신제품으로 돌파할 것"
"투수가 아무리 강속구를 잘 던져도 타자가 잘 쳐내면 던진 공이 무의미해집니다"
15년 만에 1등 자리를 빼앗긴 하이트진로의 전략은 결국 `변화와 쇄신`이다. 특히 제품 자체에 대한 변화를 강조한다.
이런 맥락에서 나온 제품이 `드라이피니시 D`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가 젊은 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카스에 대적하기 위해 이 제품을 내놨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2~3%대에 그치고 있고 상승세를 타던 맥스의 점유율마저 깎아 먹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신 상무는 "`드라이피니시 D` 출시로 중장기적으로는 젊고 시원한 느낌의 맥주로서 맛의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춰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 상무는 이어 "결국 제품에 대한 기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국내 시장에서의 머니게임보다는 제품별 시장테스트에 비용을 투입해 다양하고 수준 높은 맥주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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