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전 11시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뉴욕 소더비 경매회사에서 온 인상주의 미술 전문가 존 탠콕(John Tancock)씨가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투자 가치가 유망한 경매작품들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었다. 참석자는 30여명. 대부분이 50~60대였다. 남편과 함께 10여 년 전부터 고(古) 미술품을 모으고 있다는 주부 이모(63)씨는 “몇 점을 경매에서 팔아보니 꽤 수익이 남아 미술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모(56)씨도 “요즘 여유자금을 투자할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다”며 “좋아하는 그림을 집에도 걸어둘 겸, 투자도 할 겸, 나중에 딸한테 물려도 줄 겸해서 여기에 왔다”고 했다.
◆미술품에 몰려드는 여유자금
50~60대 중년 및 노년층의 ‘황혼 여유자금’이 미술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서울옥션과 K옥션의 경매 행사 때 참여하는 사람 수는 평균 200~300명. 서울 옥션의 경우 유료회원 수가 매년 30%씩 증가하고 있고, 경매 낙찰률은 1999년 17.56%에서 작년에는 62.65%까지 올랐다. 미술품 투자가 급증했다는 뜻이다.
|
은행들은 미술품 투자에 대한 자문 서비스를 재빠르게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작년 말 PB 서비스에 ‘미술품 투자 자문’을 추가했고, 한국증권은 지난 16일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미술품투자 설명회를 가졌다. 하나은행과 K옥션도 최근 고객 200명을 초청해 미술품 투자 설명회를 했다. 개별 화랑들도 몰려드는 투자자들을 놓칠 리 없다. 국제화랑은 1~2주에 한 번꼴로 40~60대 고객 10명을 초청해 미술품 감상과 투자법을 강의한다.
실패 가능성 조심해야… 은행들 자문 서비스
◆작품감상·투자가치·세금혜택, 1석 3조
왜 미술품에 돈이 몰리는 것일까? K옥션의 김순응 대표는 “주식·채권·부동산과 달리, 미술은 투자하는 동안 가지고 즐길 수가 있다는 매력이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부자들이 분산투자를 할 때에는 미술에 일정부분을 할애한다”고 말했다. 지난 7년간 박수근, 김환기 등 이른바 ‘블루칩 화가’들의 작품 가격이 100% 가량 올랐고, 지난 1년간은 1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미술품은 양도세가 면제된다.
|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