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美 항공사 M&A `봇물`

김현동 기자I 2005.09.14 08:30:17

대형사간 M&A 부담 지적도..저가항공사 M&A 활기 전망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의 파산보호 신청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제트유 상승에 따른 미국내 항공사들간 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CNN머니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항공사들에게 `좋은 시절`은 지난 2000년을 기점으로 끝이 났다.

2001년 3월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모회사인 AMR은 트랜스월드항공(TWA)을 인수했다. 2년간의 파산보호를 거친 US 에어웨이는 아메리칸 웨스트에 인수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내 항공사들의 구조조정은 아직도 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백 에비에이션의 컨설턴트인 마이클 앨런은 "미국 항공사들간의 인수합병 논의는 20년간 진행되온 일이지만, 아직 한참은 더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US 에이웨이와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모회사인 UAL은 지금도 파산보호 중이며,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은 파산보호 신청에 나서야 할 참이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간 추가 인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기록적인 고유가로 인해 더 이상 독립 항공사들의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추가 인수 합병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앨런은 "유가가 배럴당 62달러인 상황에서 미국 항공사들은 버틸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의 필립 배걸리는 "항공사간 합병은 노조는 물론이고 경영진간의 협력, 자금조달 등에서 상당한 협조가 필요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걸리는 "파산보호에 들어갔을 경우 기업간 결합에 대한 규제가 다소 완화되는 만큼, 만약에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이 모두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간다면 추가 인수합병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산업 컨설턴트인 마이클 보이드도 항공사간 합병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한다.

보이드는 미국 대형 항공사 중 지난 5년간 파산절차에 돌입한 곳이 없고, 대형 항공사들의 운항기 규모나 인력 감원 규모는 거의 동일하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보이드는 "최근 급속히 성장한 저가 항공사들간의 인수합병이나 파산이 향후 몇년새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사들간 합병은 인수에 따른 시너지는 없고 비용만 많이 든다는 것이다.

보이드는 저가항공사들 중 인수합병이 가능한 곳으로 프런티어 에어라인, 제트블루, 에어트랜, 사우스 웨스트 등을 지목했다. 제트유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들 저가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항공산업, 고유가로 `적자생존` 본격화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