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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만기 후 사망해도 보험금 받는다…대법 "약관 불명확하면 고객 유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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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기자I 2026.05.03 09:46:06

교통사고 후 치료받다 보험만료 2달 뒤 숨진 피해자
대법 "사망 시점 불문하고 지급사유 해당"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보험 기간 중 교통사고를 당했더라도 치료받다가 보험 만료 이후 사망한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약관 문구가 불명확할 경우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을 적용한 것이다.

대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최근 A씨의 아내 B씨가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 배우자는 2003년 신한라이프와 2023년 4월 16일까지를 보험기간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보험기간 중인 2023년 1월 11일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증세가 악화됐고, 보험기간이 끝난 지 두 달여가 지난 6월 20일 사망했다. 유족인 B씨는 보험기간 내 사고로 인한 사망인 만큼 교통재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지만 보험사는 사망 시점이 보험기간 종료 이후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해당 보험약관의 문구 해석이었다. 이 보험의 약관은 교통재해 사망보험금 지급요건을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교통재해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때’로 규정하고 있는데, ‘보험기간 중’이라는 수식어가 ‘교통재해(사고)’에만 걸리는 것인지, ‘사망’까지 포함하는 것인지가 다퉈졌다.

1심은 B씨의 손을 들었다. 재판부는 “약관 해석이 다의적이거나 뜻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며 보험기간 이후에 사망했더라도 보험금 지급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주보험 교통재해사망보험금 2500만원과 특약 사망보험금 1000만원 등 총 35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결론을 뒤집었다. ‘보험기간 중’이 사망 시점까지 수식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보험기간 종료 후 사망한 경우까지 보장한다면 보험사가 무한정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어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대법원은 약관의 ‘보험기간 중’이라는 문구가 문언상 사고와 사망 모두 기간 내에 발생해야 한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반대로 사고만 기간 내에 발생하면 된다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즉 약관 조항의 뜻이 명백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 약관규제법 제5조 제2항이 규정하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보험기간 중 발생한 교통사고와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사망 시점이 보험기간 이후라 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A씨가 보험기간 중 사망한 경우에만 이 사건 약관조항에 따른 보험사의 보험금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아 B씨의 청구를 배척하였으니, 거기에는 사망보험금 지급사유와 관련하여 보험약관의 해석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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