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20년 2350억 달러에서 2050년 6360억 달러로 약 3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미국 시장이 전력기기 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에너지 안보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된 유럽 시장의 수요도 동시에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또한 신재생 발전설비 확충과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은 노후 전력망 교체와 함께 신규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력기기 시장 호황은 공급 부족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이는 주요 전력기기 업체들이 생산능력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공급 물량이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초고압 변압기 및 승압기의 리드타임은 기존 대비 2~4배 늘어났다”며 “특히 초고압 변압기의 리드타임은 130주로 엔비디아 GPU 24주 대비 5배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한국산 변압기 수입 비중은 2020년 5.2%에서 2024년 4월 누적 17.3%까지 증가하며 변압기 모든 제품 영역에서 한국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변압기 수입을 배제하고, 유럽과 일본이 자국 내 송배전망 구축 수요에 먼저 집중하며 한국의 전력기기 업체들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미국 시장 수출 비중이 2021년 18.7%에서 2024년 상반기 31.4%로 확대됐고, 5년치의 수주잔고를 확보하며 현재 2030년 수주를 논의하고 있다”며 “LS ELECTRIC(010120) 역시 2028~29년까지 수주잔고를 채웠다”고 전했다. 이어 “선제적 설비투자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장기간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가 전망돼 전력기기 산업의 10년 호황 사이클을 고려할 때 중장기 관점의 종목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