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LS에코에너지로 베트남 시장 공략 속도

김성진 기자I 2024.02.16 06:01:00

LS에코에너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추진
투자 규모와 시기 미정…신사업 투입 관측
LS전선, LS에코 지분 매집, 지분희석 최소화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LS전선이 앞으로 15년 안에 세계 경제 25위권으로의 성장이 예상되는 베트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LS전선의 베트남 자회사 LS에코에너지는 유상증자를 진행한 뒤 해저케이블과 희토류 등 신사업 투자에 나선다. LS전선은 LS에코에너지의 투자유치 후에도 확실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이미 올 초부터 LS에코에너지의 지분 매집 작업에 돌입했다.

LS에코에너지 베트남 생산법인 LSCV 전경.(사진=LS에코에너지.)
15일 업계에 따르면 LS에코에너지는 현재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S에코에너지는 이번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베트남 사업 확장에 사용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해저케이블과 희토류 등 신사업에 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해저케이블·희토류 신사업 박차

LS전선은 지난해 LS마린솔루션(옛 KT서브마린)을 인수하며 설계부터 시공까지 해저케이블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후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 기업 페트로베트남(PVN)의 자회사 PTSC와 해저케이블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빠르게 사업 확장에 나섰다.

(출처=LS에코에너지.)
1996년 베트남 하이퐁시에 전력케이블 생산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LS에코에너지는 현재 베트남 케이블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다만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생산 역량은 그동안 갖추지 못했는데, PTSC와 협력해 현지 생산 체계가 갖춰지면 베트남 해상풍력설비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확대 추세에 맞춰 베트남에서도 해상풍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5월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2030년 6GW에서 2050년 91GW로 약 15배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특히 베트남은 해저케이블을 통해 싱가포르, 라오스 등 주변 아세안 국가로 전력 수출이 용이한 지리적 장점도 갖추고 있다.

(출처=LS에코에너지.)
또 다른 신사업인 희토류 전망도 밝다. LS에코에너지는 최근 베트남에서 제조한 희토류 산화물을 확보해 영구자석 생산업체에 공급하는 무역 사업에 나섰다. 희토류 산화물은 전기차와 풍력발전기, 로봇 등에 사용되는 영구자석의 필수 원자재다. 자력을 영구히 보유하는 영구자석은 첨단산업 분야에 널리 활용된다. 이처럼 희토류는 ‘첨단 산업의 비타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중요 광물이지만 중국이 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분쟁 때마다 툭하면 희토류 수출 금지를 무기로 휘두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주요국들은 희토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S에코에너지는 이 기회를 활용해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로 2030년까지 연간 200만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분 희석 막아라’…LS전선, LS에코에너지 지분율 60% 확보

LS에코에너지의 자금유치 규모가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전환사채(CB) 없이 유상증자로만 투자를 유치할 경우 상당 수준의 지분율 희석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LS에코에너지의 최대주주인 LS전선은 이 같은 지분율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 초부터 LS에코에너지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 LS전선이 보유한 LS에코에너지의 지분율은 54.58% 수준이었다. 그러나 LS전선은 올 1월 16일부터 수차례에 걸쳐 LS에코에너지 지분 장내매수에 나섰고 그 결과 이달 14일 기준 LS에코에너지 보유 지분은 60%까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LS에코에너지의 유상증자 규모나 투자유치 방식에 따라 LS전선의 LS에코에너지 지배력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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