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난 롯데마트 '수박송'…"인디음악과 좋은 협업 사례죠"

정병묵 기자I 2023.07.07 07:00:00

2017년 결성 2인조 인디밴드 ‘카키마젬’ 인터뷰
롯데마트서 최근 매장음악으로 튼 뒤 입소문 퍼져
롯데마트 MZ 직원 아이디어 "대기업-인디 윈-윈"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수박 먹고 밤하늘에 드러누워 별을 하나 둘 세면, 에어컨 바람보다도 더 시원한 바람을 보내줄 거야, 윙윙거리는 모기가 밉지 않은 수박이 생각나거든~”

롯데마트가 지난달 1일부터 여름 맞이 새로운 매장 음악으로 송출 중인 노래 ‘수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한달 간 매장에서 듣고 노래의 정체를 묻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 롯데마트 유튜브에 오른 노래는 한달 만에 조회수 6만건을 돌파했다.

‘수박’의 원곡자인 인디밴드 ‘카키미젬’은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녹음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대기업과 인디밴드의 좋은 협업 사례”라며 “기업은 인디음악의 신선한 이미지를 채택하고 뮤지션은 더 넓은 대중 접점을 만난 ‘윈윈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밴드 카키마젬의 도태우(왼쪽), 강민구씨(사진=정병묵 기자)
카키마젬은 2017년 결성한 남성 2인조 인디밴드다. 어쿠스틱풍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이 밴드는 매달 싱글 앨범을 내고 공연도 활발히 하고 있다. 팀 이름은 ‘카혼·키모드·마이크·젬베’ 등 악기의 앞글자를 따서 지었다.

이번 ‘수박송’은 여름을 맞아 ‘팥빙수송’, ‘냉면송’처럼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노래를 만들어 보겠다는 롯데마트 MZ세대 마케팅 담당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카키마젬 ‘수박’의 멜로디와 주요 가사를 활용해, ‘고르지 않아도 맛있는 고품질 수박,’ ‘100% 당도 선별을 통한 11브릭스(Brix) 이상의 고당도 수박’이라는 수박 콘셉트를 재미있게 담아냈다.

‘수박’을 작사·작곡한 도태우(키보드·보컬) 씨는 “노래는 7년 전에 만들었는데, 작년 여름 해외 음원 플랫폼을 시작으로 국내에 정식 발매했다”며 “1년여가 지나 올해 5월쯤 롯데마트 쪽에서 제안이 와 본격 작업에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양쪽은 계약을 통해 원곡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마트송에 적합한 가사를 입히기로 했다. 도씨는 “뮤지션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롯데 쪽이 원하는 가사를 넣는데 시간이 걸렸다”라며 “다행히 우리가 만들었던 초본 대부분 괜찮다고 했고 처음 의도한 것과 비슷하게 결과물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강민구(기타·보컬)씨는 “발매는 작년에 했지만 그간 공연 때 자주 했던 곡인데 팬 분들이 마트를 방문하고 아는 노래가 나오니 신기해하고 좋아하시더라”라며 “롯데마트서 들었다고 인증 사진과 영상을 많이 보내주신다”라고 전했다.

카키마젬은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음원 플랫폼에 음원을 선공개하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도 적극 노리고 있다. K팝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들이 아이돌 음악을 넘어 더 다양한 장르를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엔데믹 후 외국 팬도 많이 늘었다.

도씨는 “인디밴드도 방탄소년단(BTS)의 혜택을 많이 받았다. K팝에 빠진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고 우리 같은 인디밴드의 버스킹을 보고 팬이 된 분들이 많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공연과 활동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에게도 좋은 음악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박송’이 흘러나오고 있는 롯데마트 서울역점 과일매장(사진=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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