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를 쓴 기자는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오마카세 레스토랑이 인기”라며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한글로 오마카세를 입력하면 일본식 레스토랑의 인테리어와 함께 스시, 철판구이 등 일식 사진이 잇달아 표시된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서울의 유명 오마카세 레스토랑을 직접 가 봤다는 기자는 “점심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20%가 비즈니스 관계였고, 나머지 80%가 20~30대 커플이었다”며 “이전에 다른 오마카세 레스토랑에 갔을 때 역시 젊은 부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했다.
그는 “오마카세는 이제 한국 젊은이들에게 사치의 상징”이라며 “첫 데이트나 생일, 크리스마스 등의 기념일에 인기 오마카세 레스토랑을 예약하면 ‘상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훌륭한 선택’이라고 주위로부터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인과 함께 SNS에 사진과 영상을 올려 다른 사람에게 오마카세 방문을 자랑하는 것까지가 세트”라며 “서울 시내의 인기 오마카세는 점심에 13만원, 저녁엔 25만원 정도로 가격이 비싼데, 평가가 좋은 레스토랑의 주말 예약은 일주일 전부터 마감된다”고 적었다.
|
그러면서 “이러한 풍조 때문에 여성들은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오마카세에 가면 SNS에 다양한 초밥 사진을 올리고 ‘나는 단골’이라고 과시한다. 오마카세 열풍의 배경에는 한국 남녀의 허세가 깔려 있다”고 했다.
최근 일본 언론을 중심으로 한국의 소비 문화에 대한 비판이 늘고 있다. 지난달 16일 일본 산케이신문 계열의 우익 성향 타블로이드지 ‘유칸후지’는 한국의 명품 소비를 두고 “예나 지금이나 외화내빈의 나라”라고 지적했다. 외화내빈(外華內貧)은 ‘겉은 화려해 보이나 속은 텅 비어 있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서울 특파원을 지냈던 무로타니는 글에서 한국의 이른바 ‘짝퉁’ 명품 문제와 가계 부채 상황을 지적하며 “한국의 젊은이들은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면서도 에르메스 빈 상자를 배경으로 가짜 롤렉스 손목시계를 찬 사진을 찍는다. 그것이 이상하다거나 불쌍한 문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가라앉고 있는 나라의 모습”이라고 힐난했다.
|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명품 소비액은 약 21조원으로, 1인당 소비액은 약 40만4000원이다. 이는 중국(약 7만원)과 미국(약 35만원)보다 높다.
또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대학생, 구직자, 직장인 등 924명을 대상으로 ‘국내 평균 소비 수준 증가’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체로 동의한다’(51.7%)가 가장 많았으며 ‘매우 동의한다’(32.9%)가 뒤를 이었다.
경기 불황에도 고급 오마카세나 명품과 같이 고가의 서비스를 찾는 이유에 대해선 ‘자기만족’(24.7%), ‘코로나로 인한 보복소비’(15.6%)라는 응답이 나왔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사흘간 진행했으며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7%포인트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