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국민의당 대표에 4선의 김기현 의원이 당선했습니다. 지난 8일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 52.9%를 얻어 과반을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당 대표에 올랐습니다. 접전을 벌인 2위 안철수 후보(23.3%)를 넉넉하게 제쳤습니다. 김 신임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며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라고 했습니다.
|
이로써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른바 ‘윤심’으로 채워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 대표는 당 안팎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람으로 통한 인물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장을 찾아 어퍼컷 세레모니를 했습니다. 대선 당선 1주년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입니다.
축하가 이어졌습니다. 야당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SNS에 당선을 축하한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저와 민주당은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9일 김 대표를 예방하고 윤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했습니다. 이 수석은 “(김) 대표님이 앞으로 좋은 징조가 많을 것 같다”고 덕담했습니다.
숙제도 있습니다. 당장 김건희 여사 특검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등 야당 공세를 어떻게 넘길지가 우선입니다. 경선 과정에서 나온 김 대표에 대한 ‘부동산 의혹’도 규명하자는 게 야당의 입장입니다. 경선이 격해지면서 인 당내 혼란도 수습해야 합니다. 안철수 후보가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지지를 약속했지만, 앞서 둘은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았습니다. 김 대표는 “안철수 후보가 대표가 되면 대통령은 탄핵된다”는 발언도 했었죠. 윤심이냐 아니냐를 두고 벌어진 갈등이었습니다.
앞으로 당정 사이 건전한 견제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있습니다. 지도부가 윤심으로 채워지면서 그런 것이지요.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이런 시선 속에서 치러집니다. 김 대표는 “하나로 똘똘 뭉쳐 내년 총선 압승을 이루자”고 했습니다. 이를 두고 유승민 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공천 협박이 사실상 시작되고 민주정당의 건전한 경쟁과 비판의 목소리는 듣기 힘들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