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 무임승차 논란, MWC 달군다…EU와 빅테크 전쟁[MWC23]

김현아 기자I 2023.02.26 10:00:18

‘기가비트 연결법(Gigabit Connectivity Act)’ 준비중인 티에리 브르통 27일 연설
도이치텔레콤, 사우디텔레콤, 메타, 넷플릭스 격론
전성배 IITP 원장 참석..이종호 장관 대참
정청래, 조승래, 김영식 의원, 오픈넷 대표도 MWC 찾아
입법 준비중인 한국과 EU..미국은 빅테크편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022년 2월 8일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열린 칩법에 관한 서명식에서 티에리 브르통 유럽 내부 시장 집행위원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의 투자 질서를 만들기 위한 전쟁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23을 달군다.

이번 MWC23에선 유럽연합(EU)차원의 망 이용대가 입법을 주도하는 티에리 브르통 유럽 내부 시장 집행 위원이 오는 27일(현지시간) ‘유럽이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데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어떻게 진행할 까’에 대해 연설하고, 28일(현지시간)에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최하는 ‘디지털 혁명을 달성하기 위한 네트워크에 투자하는 주제를 다루는 ’망 투자: 디지털 혁명의 실현(Network Investment: Delivering The Digital Revolution)’ 세션도 열린다.

브르통은 앞서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EU 집행위원회 차원에서 추진 중인 가칭 ‘기가비트 연결법(Gigabit Connectivity Act)’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해당 법안은 구글, 메타, 넷플릭스 같은 미국의 거대 콘텐츠제공자(CP)도 기금을 출연하든 망이용대가를 내든 유럽 전역에 저렴한 광대역 통신망을 제공하는데 이바지하라는 게 골자다.

브르통은 “인터넷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제공업체는 고품질 통신망으로 더욱 매력적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공공재정이 압박받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 연결 인프라를 위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놓고 ‘공정한 분담’(Fair Share)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열리는 GSMA 네트워크 투자 세션에는 도이치텔레콤, 사우디텔레콤, GSMA 등 통신사와 메타, 넷플릭스 등 빅테크의 정책 담당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여기에는 레나테 니콜라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국장,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원장도 참석한다. 원래 이 세션에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참석이 예정돼 있었으나, 건강상의 사유로 불참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구글·넷플릭스 통신망 무임승차 방지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서 논의 중이어서 글로벌 정책 동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정청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조승래 의원, 고민정 의원(이하 더불어민주당),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이 MWC 현지를 찾아 글로벌하게 진행되는 차세대 망 투자 역할분담 논의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에 반대하는 넷플릭스 관계자들과 박경신 오픈넷 대표도 MWC를 찾아 CP가 망 이용대가를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은 디지털 혁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다. EU의 입법 동향을 살피기 위해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도 현지를 찾았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KB금융지주 사외이사)는 “구글과 넷플릭스 등 미국의 빅테크들이 55%의 트래픽을 차지하는 반면, 막대한 비용은 통신사들이 부담해 통신사들이 화가 났다”면서도 “미국은 자국의 플랫폼기업들 편이고, 한국과 유럽이 한 편이다. 그래서 한국과 EU는 법을 만들려 하는데 미국이 끼어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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