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말을 기점으로 시작된 미국 증시의 베어마켓 랠리는 전망보다 강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은 낙폭의 50%를 되돌렸고, 나스닥은 저점 대비 20% 올랐으며 또 다수의 종목이 바닥을 탈피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이같은 분위기가 오래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긴축 전망의 되돌림을 꽤 많이 선반영했고, 하반기 기업이익 전망 하향 속도는 외려 가팔라졌다”면서 “주가 반등 폭은 주가가 얼마나 내렸냐에 따라 결정될 뿐, 실적과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하락폭이 컸던 과대낙폭주와 중소형주가 특히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즉 지난 두 달간의 반등은 낙폭과대 구간에서 할인율 부담이 완화될 때 볼 수 있는 자율반등 장세”라고 정의했다.
그는 “현재 시장금리와 비교해보면 주식은 싸다고 보기 어려워졌고, 중기적인 펀더멘탈 전망은 유의미하게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무차별적 자율반등 장세가 더 진행되기보다는 실적 차별화에 근거한 차별화, 압축적 장세로 점차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 2006년 하반기와 2019년 상반기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그는 “두 시기 모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던 시기”라면서 “금리 인상 과정에서 경기가 둔화하자 주가 밸류에이션이 하락하고 시장의 긴축 전망도 점차 약화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6년 하반기와 2019년 상반기로 접어서자 연준은 긴축을 멈췄고, 시장은 금리 인하 전망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두 시기 모두 주가는 추가 상승했지만, 경기 침체가 나타나면서 상승세는 끝났다.
이에 그는 실적 차별화에 기반한 종목과 업종이 향후 강세를 보일 것이라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시장의 제반 환경도 종목·업종 선별의 의미를 부각한다”면서 “단기 반등 모멘텀과 중기적인 경기 둔화 우려가 부딪히고 있어 시장 방향성의 불확실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물가 약화와 긴축 전망 완화를 매개로 시장이 반등했는데, 공급 불안이 잔존하고 통화정책을 둘러싼 연준과 시장의 시각 차도 커져있어 지수 방향성 베팅의 기회비용이 높다는 것이다. 대신 종목·업종 선별이 좀 더 용이해 보이는 이유다.
그는 “선별의 최우선 기준은 진부하지만 실적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업종 단에서는 유의미하게 두드러지는 실적 모멘텀을 갖춘 업종이 보이지 않아 내년 성장성을 같이 감안한 안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이익 전망이 크게 후퇴하지 않으면서 내년도 이익이 유의미하게 성장하는 업종은 자동차, IT 소프트웨어, 의료장비, 은행”이라며 “해당 업종 내에서 대형주 중심으로의 압축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정책 모멘텀이 동반되고 있는 태양광과 전기차도 주목할 만 하다”면서 “내년도 성장성이 높은 가운데 가파른 실적 전망 상향이 동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