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코로나 발발 이후 반도체가 탑재되는 기기의 종류가 확대되고 있단 점이 근본적으로 반도체 시장의 제품가격(P)과 출하량, 판매량(Q)에서 Q의 성장을 견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1월 한국 반도체 수출은 120억4000만달러(약 14조2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1% 증가했다. 김 연구원 말 대로 올 하반기부터 디램 가격 하락 구간에 접어들었음에도, 수출 실적이 양호하게 나온 셈이다.
가장 염려했던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특히 중국 기업들 제품에 많이 탑재되는 메모리인 멀티 칩 패키지(MCP)의 수출 실적이 양호했다. 30억2000만달러(약 3조60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7.6% 증가했다. 이는 7월 72.2%, 8월 58.9%, 9월 34.3%, 10월 19.8%로 점차 줄어들며 역 기저효과가 적용되는 중이었단 점에서 서프라이즈로 평가된다.
김 연구원은 “MCP 수출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한국 반도체 수출에서 MCP가 차지하는 비중이 연중 내내 20%를 상회하고 있어 품목별 비중이 높고 △중국 브랜드 스마트폰에 대부분 탑재되며 △2018년 무역분쟁 시작 당시 한국 반도체 수출 품목 중 2018년 5월부터 역성장하며 유난히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웨스턴 디지털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등의 최근 실적 발표에서 중국 모바일 수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중이라 더 우려가 됐지만, 11월 MCP 수출은 보란 듯이 탄탄하다”라고 전했다.
이밖에 비메모리 반도체 수출도 같은 기간 31.1% 늘었고, 저장장치에 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 제품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출도 13억9000억달러(약 1조6000억원)을 기록해 102.7%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망의 부품 부족과 병목 현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가 SSD용 컨트롤러를 100% 가깝게 내재화했기 때문에 수요에 잘 대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