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대로 승리”…중국, 멍완저우 ‘국빈급 환대’

김무연 기자I 2021.09.26 09:53:59

美 법무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기소 유예
멍 부회장, 25일 선전 공항으로 귀국…환영 인파 몰려
간첩 혐의로 재판받던 캐나다인 2명도 풀려나
美 공화당 “바이든, 중국 인질 외교에 졌다” 비판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대(對) 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던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3년에 달하는 법정 싸움 끝에 중국에 귀국했다. 멍 부회장은 캐나다를 떠나 지난 25일 밤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에 도착해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중국 정부 및 관영 언론들은 일제히 멍 부회장의 귀환이 ‘중국의 외교적 승리’라고 강조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25일 저녁 중국 선전 바오안 국제 공항에 도착해 환영 인파들과 마주하고 있다.(사진=AFP)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미국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 요청을 철회함에 따라 캐나다 법원이 멍완저우 부회장을 석방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는 2018년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멍 부회장의 체포를 요청한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그녀를 벤쿠버 공항에서 연행했다. 이후 지금까지 캐나다 법원은 멍 부회장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할지 여부를 심리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멍 부회장이 석방되자마자 중국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멍 부회장은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비행기에서 내렸으며, 공항에는 환영 인파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면서 그녀를 맞이했다.

멍 부회장은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진행한 FT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금 북극을 넘어 고향으로 향하고 있으며 곧 위대한 조국의 품으로 들어갈 것”이라면서 “중국 공산당의 영도 아래 우리 조국은 번영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의 강한 조국이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자유도 없었을 것”이라고 중국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화웨이 또한 성명을 내고 멍 부회장의 석방을 중국 정부의 공으로 돌렸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멍 부회장이 가족과 재회하기 위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라면서 “미국이 제기한 멍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멍 부회장의 석방이 확정되자 중국 정부 또한 간첩 혐의로 재판을 진행하던 캐나다인 마이클 스페이버와 마이클 코브릭을 풀어줬다. 중국 정부는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 억류되자 스페이버와 코브릭을 간첩 혐의로 기소하고, 로버트 셸렌버그 캐나다인 3명을 마약 밀매 혐의로 사형을 선고하는 등 보복에 나선 바 있다.

미국 내에서는 멍 부회장의 석방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적 실패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제임스 리쉬 공화당 상원의원은 “멍 부회장의 석방은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정권의 승리”라면서 “공산당이 인질 억류가 성공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향후 다른 외국 시민을 협상 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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