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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선별+後보편’ 수십조 재원 어디서…지자체 분담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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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철 기자I 2021.02.16 00:00:00

3월 피해계층 두터운 지원 후 경기진작용 보편 지원 검토
재정여력 없어 ‘빚내 추경’ 불가피…국가채무 1000조 육박
지방정부 재정 여력 있어…9조 흑자 세계잉여금도 중요 재원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한광범 기자] 4차 재난지원금이 피해계층에 대한 ‘두터운 지원’에 방점 찍히면서 연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추경 규모가 20조~30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란 전망에 재원 조달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상당부분은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지만 일부 재원을 재정여력이 있는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방안도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예산 지출 구조조정과 함께 지난해 예산에서 남은 세계잉여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 추경에도 고용위기 상황을 타개할 일자리 예산을 충분히 포함시켜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피해계층 지원+일자리 예산, 추경 규모 눈덩이

15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4차 재난지원금은 피해계층을 선별 지원하는 형태로 3월 중 지급한다는 목표다.

재난지원금 규모는 3차 재난지원금 당시 지급한 9조3000억원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여당은 지급액을 증액하고 지원 대상 일반업종 매출 기준을 4억원에서 8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추경이 올해 재정 지출의 마지막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맞춤형 피해 지원부터 논의하고 내수 진작용 재난지원금 지급은 코로나 진정 상황을 보면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들어간 돈은 14조2000억원이다. 여당 의지대로 선(先)선별+후(後) 보편 지원할 경우 최소 2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주문한 일자리 예산과 백신 구매·접종 등 방역 관련 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추가 재정 소요는 수십조원대로 늘어난다.

정부가 올해 발표한 예산안에 따르면 연말 기준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47.3%인 95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을 이해 적자국채를 발행할 경우 자칫 국가채무가 1000조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

기재부 입장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여건이 녹록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본예산의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중 일정 부분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연초부터 예산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

홍선기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정부가 결단을 내리면 중요도가 떨어지는 사업을 축소할 수 있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업들이 아직 집행을 하지 않거나 막 집행했을 텐데 얼마만큼 조정할 수 있을지 판단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추경 편성 때처럼 외국환평형기금 등 기금을 재원으로 조달할 수도 있지만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상당 금액을 끌어 썼기 때문에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다.

결국 재정 지출을 위한 재원의 상당 부분은 적자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향후 재정 건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현재로서 추경 재원은 적자국채 발행 외에는 마땅한 수단이 없고 피해 계층을 지원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다”면서도 “지금 발행하는 적자국채는 미래 재정을 당겨쓰는 것인 만큼 내년이나 이후 예산 등 장기 지출에 대한 구조조정을 수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지속가능성 고려, 세입 확충 고민해야”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중앙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피해계층을 폭넓게 지원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일정부분 분담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국비 12조2000억원에 지방비 2조1000억원을 포함한 바 있다. 올해도 선별·보편 지원을 실시할 경우 지방정부의 역할이 불가피하다.

지자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지방정부의 재정은 아직까지 여력이 있는 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2019년 중앙정부 부채는 767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6조2000억원 증가했지만 지방정부 부채(54조9000억원)는 같은기간 5조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세수 여건도 좋다. 기재부의 총세입·총세출 결과를 보면 작년 양도소득세는 약 23조6600억원으로 전년대비 7조6000억원 증가했다. 양도세는 국세지만 지방세 10%를 추가로 내야 하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세수 확대가 예상된다.

정부가 과세기준인 공시지가를 상향하면서 지방세인 재산세 수입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 지난해에는 부가가치세를 지방에 배분하는 지방소비세율이 15%에서 21%로 올라가 4조7000억원 가량의 세수 증대 효과도 기대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방은 2019년에 비해 2020년 세수입 상당히 늘어났다”라며 “중앙정부는 추경 편성 등으로 국가채무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는 지방재정 여건이 중앙정부보다 양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남긴 돈인 세계잉여금(총세입액에서 총세출액과 이월금을 뺀 금액)도 중요 재원이다. 지난해 세계잉여금은 9조4000억원 흑자로 전년대비 7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일반회계는 5조7000억원으로 2019년(600억원)대비 급증했다. 일반회계의 경우 국가재정법상 국채 상환이나 추경 편성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해 올해 재정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년 세계잉여금은 3월 추경 편성에 사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국가 결산은 3월에 국무회의 의결을 받아 확정한 후 4월부터 집행할 수 있어 3월 중 지급이 목표인 4차 재난지원금과 시차가 있어서다. 이에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된 후 소비진작용 전국민재난지원금을 논의할 때 주요 재원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놨다. 기재부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제안한 지출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여지가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며 “지방 재정 분담 등 재원 조달 방안은 추경 규모나 사업 내용 등을 본 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재정 지출은 결국 미래 세대에 부담이 되는 만큼 세수 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차기 한국재정학회장인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9월에 집단면역이 생긴다고 가정할 경우 그때까지 5차·6차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재정 지출 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정치권은 당장 재정 문제가 생기지 않으니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하지만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면 증세 등 세입 확충 방안도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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