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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충격이 본격화한 2분기 기업 전반의 경영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비대면-대면 업종간 실적 차이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당초에 높은 상위기업들과 하위기업들 간 충격 정도에 있어서도 차이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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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업 전반의 수익성과 성장성은 1분기 대비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2만914개 가운데 3862개 기업을 표본조사해 추계한 결과다.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감율은 코로나19 여파에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산업별로 제조업(-1.9%→-12.7%)과 비제조업(-1.9%-6.5%), 기업규모별로 대기업(-1.9%→-11.3%)과 중소기업(-1.9%→-4.9%)을 가리지 않고 일제 악화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여파는 극명히 드러난다. 제조업 가운데서는 국제유가 하락에 석유화학(-26.8%)업과 자동차 수요부진에 따른 운송장비(-17.3%)업의 성장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거리두기 영향을 직격으로 받는 도매 및 소매업(-6.9%)과 운수업(-15.8%)의 매출액 감소폭이 크게 확대된 반면, 정보통신(-0.2%)업은 매출액 감소폭이 제한됐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플랫폼사업자나 게임업체들이 포함되는 해당 업종은 ‘언택트’ 수요가 경기 전반의 부진을 상쇄한 영향이다.
수익성 면에서는 정보통신업의 경우 오히려 개선된 모습이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산업 기준 전년동기(5.5%)대비 0.2%포인트 하락한 5.3%를 기록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의 경우 계절성을 고려해 통상 전기가 아닌 전년동기와 비교한다.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희비는 엇갈렸다.
제조업의 경우 역시 자동차 수출 부진에 따른 운송장비업(4.4%→1.0%)의 실적 악화를 중심으로 6.1%에서 5.0%로 하락한 반면, 비제조업의 경우 같은 기간 4.4%에서 5.4%로 수익성이 오히려 개선됐다.
비제조업 중에서 도매 및 소매업 업종은 수익성 악화(3.6%→3.3%)를 피하지 못했지만 ‘언택트’ 수혜를 받은 정보통신 업종은 수익성이 개선(8.9%→9.5%)됐다. 또 운수업의 경우에도 매출액증가율은 하락했지만 코로나19에 국제 화물운임이 크게 오른 것이 수익성 개선(4.2%→6.4%)으로 이어졌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 팀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언택트 수요가 정보통신업의 이익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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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에는 코로나19에 따라 제조업과 비제조업 내에서도 업종간 희비가 뚜렷해진 한편 상위기업과 하위기업간 격차가 더욱 벌어져 양극화가 심화됐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낮은 기업일수록 코로나19 충격이 더 크게 작용했다.
한은이 외감기업 중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분위수통계에 따르면 매출액증감률 상위 25% 기업의 하한선은 전기 16.3%에서 12.1%로 4.2%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하위 25% 기업의 하한선은 -14.2%에서 -26.2%로 22%포인트 떨어졌다. 이로써 같은 기간 격차는 28.9%포인트에서 39.3%포인트로 확대됐다.
매출영업이익률의 경우 상위 25% 기업의 하한선은 전년동기 9.7%에서 2분기 10.1%로 오히려 상승한 반면, 하위 25% 기업의 하한선은 같은 기간 -1.0%에서 -4.3%로 떨어졌다. 같은기간 격차는 10.7%포인트에서 14.4%포인트로 커졌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지속되는 동안 기업간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수 밖에 없는데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니 정부가 취약기업을 지원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자금 여력이 안되는 기업들은 생존하지 못하고 정리되는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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