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수익률 찾아…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에 1000억원

김윤지 기자I 2020.09.11 05:10:15

한투오피스·현대유퍼스트 등 자금 몰려
50→67개 급증…수익률·설정액 회복 추이
세제 혜택에 안정적 수익률 기대 장점
코로나로 현지 실사 난항 등은 숙제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때 고전하던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올해만 17개 펀드가 새롭게 설정됐고, 최근 출시된 일부 펀드는 ‘완판’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았다. 저금리 기조 지속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세제 혜택은 물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이 기대되는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업계는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지 실사가 어려워진 점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그래픽=이데일리 조지수]
10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일 기준 최근 3개월 사이 해외부동산 공모 펀드에는 116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7월 설정된 ‘현대유퍼스트부동산투자신탁30[파생형]’, ‘한국투자도쿄기오이쵸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파생형)’이 각각 526억원, 423억원을 끌어모으는 등 흥행에 성공한 덕분이다. ‘현대유퍼스트30호’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위치한 글로벌 보험회사 에이곤(AEGON) 사옥에, ‘한국투자도쿄기오이쵸오피스펀드’는 도쿄 신축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둘 다 펀드 만기가 5년 이상인 폐쇄형 펀드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하는 ‘대신글로벌리츠부동산자투자신탁 1(H)[리츠-재간접형]’도 같은 기간 110억원을 흡수했다.

코로나19 충격이 잦아들면서 봇물 터진 새 상품 출시가 한몫했다. 에프앤가이드 분류 기준 지난해 연말 50개에서 67개로 대폭 늘어났다. 가장 최근 출시된 ‘유경플레인바닐라부동산인프라자투자신탁(재간접형)’를 포함해 올해 설정된 17개 펀드 중 12개가 최근 3개월 사이 설정됐다. 혼란에 빠졌던 시장도 숨을 고르면서 설정원본에 운용 손익을 더한 순자산총액도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혼합 포함)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2월 말 2조3439억원을 기점으로 2조2077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8월 다시 2조3080억원 수준으로 올라왔다.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2.23%이다. 청산 시점 매각 차익 등을 감안해야 하는 폐쇄형 펀드를 제외하면, 일본, 호주, 싱가포르, 홍콩 리츠 등에 분산투자하는 ‘삼성아시아퍼시픽리츠부동산자투자신탁H[REITs-재간접형]_A’가 같은 기간 4.03% 수익률로 가장 양호한 성적을 냈다. 반면 해당 시기 국내 부동산 펀드는 -4.48% 손해를 냈다.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를 찾는 이유로 세제 혜택이 꼽힌다. 올해 3월부터 부동산 펀드와 공모 리츠에 대해 5000만원 한도로 3년 이상 보유시 배당소득을 분리과세(14%에서 9%로 하향) 적용한다. 또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갈등 등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저금리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임대수익 등이 수입원인 부동산 펀드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다만 물건의 성격, 공실률, 임대차계약 기간, 매각 차익 등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생기고, 코로나19로 인해 현지 실사가 제한된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다.

한동우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비즈니스 부문장은 “국내 부동산경기와 대출 금리, 부동산 시장 규모 등을 감안하면 선진국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임대료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배당 수익과 매각차익을 노려 볼 수 있다”면서 “핵심은 부동산 시장의 전망, 금리 등을 감안해서 타깃 시장을 어디로 정하고, 해당 국가에서 우량한 부동산 투자 물건을 어떻게 찾느냐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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