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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빅히트 최대주주인 방시혁 대표이사는 지난달 3일 방탄소년단 멤버 7인에게 보통주 47만8695주(공모 후 기준 1.34%)를 균등 증여했다. 멤버 1인당 보유한 주식은 6만8385주로, 주당 10만5000~13만5000원인 현재 공모가 밴드 적용하면 각 멤버당 주식 평가액은 71억8043만~92억3198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빅히트는 “주요 아티스트와의 장기적 협력관계 강화 및 사기 고취”를 사유로 밝혔다.
이런 이유라면 대개 증여가 아닌 스톡옵션 부여를 활용한다. 스톡옵션은 회사 주식을 일정 한도 내에서 액면가 또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일정 기간 내에 임의로 처분해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핵심 인력의 이탈을 막거나 성과에 따른 보상 수단으로 주로 사용된다. 회사의 성장에 따라 막대한 부를 거둘 수 있어 ‘황금수갑’(golden hand-cuffs)으로도 불린다.
연예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에스엠(041510) 소속인 강타(안칠현)와 보아(권보아)는 미등기 임원으로 주기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지누션 션(노승환)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의 등기임원으로 2014년, 2018년, 2020년 스톡옵션을 받았다. 플리트엔터테인먼트(전 화이브라더스코리아)도 2014년 다음 해에 주원, 유해진에게 15만주, 김상호에게 10만주, 오현경·임지연에게 3만주 스톡옵션을 선사했다.
◇ ‘황금수갑’에 웃고 울고…시세 차익 최고 40% 세금
증여와 달리 스톡옵션은 주가 향방에 따라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강타와 보아는 2017년 3월 31일 행사가격 2만3251원에 각각 7000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받았다. 2019년 스톡옵션을 행사한 강타는 그해 6월 12일 4만3350원에 전량 매각했다. 1억4069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보아도 같은 시기 6027주를 세 차례 나눠 매도했다. 스톡옵션 행사로 매수한 주식이었다면 비슷한 규모의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행사 기간 내에 주가가 행사 가격보다 하락하면 휴짓조각이 될 수 있다. 2018년 3월 28일 강타와 보아는 각각 6000주 스톡옵션을 받았는데, 행사가는 4만2640원이다. 행사 기간은 올해 3월 28일부터 2023년 3월 27일이다. 7일 에스엠의 종가는 3만8600원으로 행사가 보다 낮다. 시세 차익을 거둬도 근로자라면 차익의 6.6∼46.2%, 퇴직자는 22%를 소득세로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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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026960)식품, 한라(014790) 등이 임직원에게 무상 증여를 한 적이 있으나 증여는 대부분 친인척 간에 이뤄졌다. 뮤지컬 배우 함연지는 식품회사인 오뚜기 창업주인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함영준 현 회장의 장녀다. 10대 때부터 오뚜기(007310) 주식을 증여받기 시작해 현재 보통주 4만3079주(1.17%)를 보유하고 있다. 250억원 규모로, 연예인 주식 부자로 꼽힌다.
가족이나 친족 관계이라면 일단 증여세 공제가 가능하다. 10년 내 부부끼리 자금이 오갔다면 최고 6억까지, 성년인 직계 존속은 5000만원, 미성년은 2000만원까지 공제가 된다. 방탄소년단과 방시혁은 무관계다. 단순 세액 계산을 하면 증여세 산출세액 과세 표준 최대 세율인 50%가 부과되는 30억원 초과 구간이다. 세금만 30~40억원 대를 납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에게 증여를 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여도에 큰 의미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방탄소년단의 매출액 비중은 2020년 반기 및 2019년 각각 87.7% 및 97.4%를 차지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가장 중요한 투자포인트로 ‘방탄소년단’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콘서트 재개를 기대하는 2021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5% 늘어난 827억원으로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을 예상한다”면서 “2021년 5월 이후 콘서트가 가능해지며 2021년 말 멤버 군입대로 인한 완전체 활동 중단을 가정한 수치로 최근 발의된 병역법 개정이 통과돼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에 대한 입영 연기가 방탄소년단에 적용된다면 당사 추정 수치는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