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셰프 존 토로드가 국내 방송에 출연해 한 말이다. 한국인의 마늘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에선 향신료로 취급하는 마늘을 국내에선 생으로 먹고, 줄기나 잎까지 먹으니 외국인이 보기엔 놀라울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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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기록적인 한국인의 마늘 소비량에 매년 100톤(t) 이상을 책임지는 제품이 있다. 롯데푸드가 2006년 출시한 ‘의성마늘햄’이다.
지금은 의성마늘햄이란 이름으로 유명하지만, 이 제품이 처음부터 의성 마늘을 사용한 것은 아니었다.
롯데푸드는 삼겹살 등 돼지고기를 구워 먹을 때 마늘을 자주 곁들인다는 것에서 착안해 2005년 3월 돼지고기와 국산 마늘을 접목한 ‘마늘햄’이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처음으로 마늘 넣은 햄을 만드는 만큼 제품 개발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식품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마늘의 맛이 너무 맵고 냄새가 강했다. 제품 개발 초기에는 생마늘로 만든 시제품을 먹고 연구원들이 아린 맛에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마늘 특유의 맛있는 향을 살리면서도 거부감 없는 맛을 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 끝에 마늘을 한번 쪄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특유의 아린 맛은 없애고 풍미를 살릴 수 있었다. 현재는 햄을 구웠을 때 은은한 마늘 향이 나는 최적의 비율로 마늘을 넣고 있다.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이에 롯데푸드는 마늘 햄을 더욱 고급화하고 맛과 브랜딩을 강화하기 위해 우수한 품질로 소문난 의성의 특산물 마늘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의성 마늘은 알이 굵고 풍부한 즙액으로 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의성 지역은 부식토로 덮여 있어 토양이 비옥하고, 일조시간이 길고 강수량이 적어 마늘의 생육에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롯데푸드는 2006년 9월 의성군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의성마늘햄’을 선보였다.
의성마늘햄은 식품업계의 대표적인 지역 상생 사례로 꼽힌다. 롯데푸드는 지역 특산물인 의성마늘을 활용해 제품의 맛과 신뢰도를 높였고, 의성군은 지역 특산물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 동시에 안정적인 판로도 확보했다.
롯데푸드는 의성마늘햄 브랜드 제품 생산을 위해 매년 100여t의 마늘을 의성 농가에서 수매하고 있다. 특히 의성마늘햄의 성공은 소비자들이 의성 마늘을 국내 대표 마늘로 인식하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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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군과의 협업은 매출 증대로도 이어졌다. 의성마늘햄 브랜드 매출은 출시 직후인 2006년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이래 2010년 380억원, 2015년 550억원, 2017년 630억원, 2019년 8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도입한 ‘분절햄’ 방식도 매출 증대에 한 몫을 했다. 분절햄은 햄 덩어리를 1회에 사용하기 좋은 크기로 잘라 개별 포장한 햄이다.
기존의 햄은 어른 팔뚝 정도의 1㎏짜리 사각형 덩어리가 표준 크기였다. 김밥 속 재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큰 용량의 햄은 일단 포장을 뜯고 나면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로 보관이 힘들뿐더러 사용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더구나 과거에 비해 가족 구성원수가 감소하면서 한 번에 다 먹지 못하는 햄의 크기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롯데푸드는 기존 햄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족 요소를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 끝에 큰 덩어리의 햄을 잘라서 개별포장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적용했다. 필요한 양만큼 소포장함으로써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위생적으로 보관이 가능한 의성마늘햄을 개발해 편리한 제품을 찾던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모았다.
의성마늘햄은 큰 덩어리의 햄을 소량으로 나눠서 개별 포장한 최초의 분절햄 형태로 편의성을 인정받아 출시 때부터 지금까지 분절햄 시장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의성마늘햄은 육가공 시장의 소용량 트렌드를 선도한 제품으로, 현재는 마트 등의 유통점에서 소용량으로 개별 포장한 육가공 제품을 흔히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의성군과의 지역 상생을 확대하고 우리 농가와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