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애플 '차이나 쇼크'에 폭락…다우 2.83%↓

이준기 기자I 2019.01.04 07:07:41

애플 주가 9.96% 폭락 결정타
미국 경제지표 둔화 국면으로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애플의 이른바 ‘중국發 쇼크’에 뉴욕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미국의 제조업 활동이 둔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경고등은 ‘불 난데 부채질한 격’이 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660.02포인트(2.83%) 급락한 2만2686.22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62.14포인트(2.48%)와 202.43포인트(3.04%) 곤두박질친 2447.89과 6463.50에 장을 마감했다.

애플의 주가가 9.96% 폭락한 것이 결정타였다. 이는 2013년 1월24일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다. 전날(2일) 애플이 핵심 시장인 중국의 경기 부진을 꼽으며 2019 회계연도 1분기(2018년 10월~12월) 매출 전망(가이던스)을 890억∼930억 달러에서 840억 달러로 낮춘 데 따른 여파다.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예상대로였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는 6% 급락했으며, 결국 기술주(5.07% 하락)의 폭락을 초래했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던 애플은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미 대형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애플의 현 상황을 과거 몰락한 휴대폰 왕국 ‘노키아’와 비교되는가 하면, 한때 200달러를 넘나들던 애플의 목표주가를 주당 100달러로 내려 잡은 기관까지 등장한 것이다.

맥쿼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더는 애플 주식의 매수를 추천할 수 없는 지경에 달했다”고 썼다. 오펜하이머는 “지금의 주가 폭락에 애플의 중장기 리스크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애플 주가의 추가 하락을 예견했다. 웨드부시의 다니엘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로써는 오늘이 2007년 6월 아이폰 시대를 연 이래 가장 어두운 날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월가(街)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9.60% 급등했다.

전미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대비 5.2포인트 빠진 54.1로 하락한 점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이는 2016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시장 예상치(57.9)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호황’이라는 12월 ADP 민간 고용지표가 나왔지만, 경기 둔화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장 달래기’ 발언이 잇따라 쏟아졌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로버트 캐플런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불확실성 가운데 일부가 해소될 때까지 그 어떤 추가적인 액션을 멈춰야 한다”며 사실상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대해 ‘중단’을 촉구했지만,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되돌리지 못했다.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다독였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 이날 8년 만에 미국 연방 하원의장에 다시 오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사진)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린(逆鱗)인 ‘탄핵’까지 언급, 향후 정국 주도권을 놓고 두 사람 간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을 둘러싼 연방정부의 일시적 폐쇄, 이른바 셧다운 사태를 놓고 각각 트위터에 방송을 통해 강펀치를 주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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