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시선]"평화가 경제"인 것을 보여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이승현 기자I 2018.12.08 07:00:00

당정, 5일 회의 열고 여의도 116배 규모 해제 발표
지역주민 재산권 침해 해소, 민통선 지역 관광활성화 기대
한반도 평화가 실제 경제를 살린다는 대표적 사례

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이번 주 이 기사의 시선을 잡은 일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방부가 여의도면적 116배 규모의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체하기로 한 것이다.

당정은 지난 5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지역 주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완화를 추진하겠다며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또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의 출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출입 자동화 시스템을 확대 설치하기로 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과거 남북한이 극한 대치했던 시절의 규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작전상 꼭 필요하면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유지하되 그렇지 않은 것은 과감하게 해제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경기 북부, 강원도는 남북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땅이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며 “이 지역 주민의 불편이 상당한데,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낡은 집을 신축하지 못하는 등 재산권 행사가 어려웠다”고 했다.

그동안 재산권 침해를 받아온 군사시설 보호구역 내 소유주들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회의 결과가 발표된 후 경기도 파주와 포천, 김포 등 수혜지역의 땅값이 들썩인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민통선 지역의 출입이 간편해지면서 관련 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도 기대된다. 이 모든 게 남북관계 변화로 인해 가능한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평화가 경제다”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시대가 되면 경제 또한 나아질 것이란 얘기였다. 지금까지는 문 대통령의 얘기를 국민들이 체감하기 어려웠다. 남북군사합의서가 체결되면서 접경지대의 평화 분위기는 조성됐지만 그것이 바로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해주진 못했다.

때문에 이번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조치는 남북관계 개선이 경제·민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런 조치가 왜 이제서야 나왔느냐는 것이다. 좀 더 빨리 ‘평화가 경제’라는 것을 국민들이 체감했다면 지금과 같은 경제에 대한 걱정도 조금은 덜했을 텐데 말이다.

※[여의도시선]은 국회를 출입하는 이 기자의 눈길을 끈 장면이나 소식에 이 기자의 시각을 담아 전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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