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식 중계 스타트업 ‘달리셔스’(Dalicious)의 이강용(37) 대표는 단기간에 가파른 성장을 이룬 비결을 묻자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온디맨드(On-Demand·수요기반 맞춤형) 서비스의 극대화”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16년 4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법인 등록 1년 만인 지난해 연 매출 1억3000만원을 올리고, 올해 매출 10억 원대를 바라보는 회사로 키운 이 대표를 최근 서울 삼성동 달리셔스 센트럴 키친에서 만났다. 달리셔스는 사무실이 있는 송파구 가락동 ‘서울 먹거리 창업센터’와 별개로, 유명 셰프들이 많은 강남권에 센트럴 키친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서울 먹거리 창업센터는 농식품 분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위해 서울시가 2016년 만든 창업지원센터로, 달리셔스를 포함해 현재 43개(올해 2월 기준) 기업이 입주해 있다. 사무 공간과 오픈 키친, 회의실 등을 갖춘 센터(총 1547㎡)에서 이들은 최장 2년간 창업교육, 컨설팅, 멘토링, 특허·투자연계 등을 지원받는다.
‘달리다+딜리셔스(delicious·맛있는)’의 의미를 갖고 있는 달리셔스에 대해 이 대표는 “‘온라인 구내식당’이나 ‘달려가는 구내식당’으로 이해하면 쉽다”고 말했다. 모바일을 포함한 ICT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승차공유 플랫폼 ‘우버’(Uber)의 외식 중계 버전인 셈이다. 다양한 음식을 원하는 개인과 그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 식당·업체들을 O2O(Online to Offline)로 연결해준다.
프랜차이즈 식당과 푸드트럭 커뮤니티 운영 경험이 있던 이 대표는 일반 구내식당과 회사 근처 식당 메뉴에 질려하는 문제를 외식 자영업자의 구조적 장점을 활용해 해결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기존 케이터링(Catering·음식 공급) 업체들은 조리와 배달까지 전 과정을 도맡아 했다면, 달리셔스는 소비자와 식당을 연결해주고 데이터를 쌓아 수요자와 공급자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수익을 남기는 구조는 간단하다. 수수료를 따로 받지 않는 대신 대량 주문에 따른 할인 금액을 가져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인분씩 대량으로 주문을 받는다고 할 때, 10% 정도 할인을 받아 이윤을 남기는 식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식단을 알고리즘으로 짤 수 있도록 정보를 데이터화 하는 작업도 한다.
서비스 방식은 맞춤형 단기 케이터링과 정기 계약 서비스로 나눴다.
맞춤형 케이터링 서비스는 고객 수요에 맞춘 역경매 방식으로 공급자인 식당을 정한다. 돌잔치·결혼식 등 행사 성격에 맞는 식당을 선정한 뒤 음식과 서비스 특성을 매칭하는 방식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응원할 푸드트럭부터 워크숍을 위한 뷔페식까지 다양한 조건을 맞출 수 있다. 당일 예약은 불가능하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서만 미리 작성하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주요 수익원은 정기 케이터링 서비스다. 구내식당이 없는 회사나 학원 등 수요가 고정된 소비자들과 주변 맛집들을 연계해 식단을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식사를 배송한다.
공급자를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맛의 다양성’이다. 직원들과 일일이 맛집을 다니면서 평가해 선정하고, 태국 음식과 한국 궁중요리를 함께 제공할 수 있을 만큼 고객 개개인에 맞춘 특별한 메뉴로 차별화 했다. 이런 점 때문에 KT&G 등 유수의 기업들부터 산후조리원, 2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짧은 시간 안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본격적인 성장은 지금부터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500조원에 가까운 식품·외식업 규모를 생각하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물리적 공간이 없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식당으로 키워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