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도에 있는 자동차 부품제조업체회사 노동자 A씨는 작업현장 인근에서 후진하던 지게차 뒷바퀴에 오른쪽 발과 정강이가 끼여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 뒷부분을 바닥에 부딪혔다. 회사측은 A씨를 긴급하게 병원에 후송했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최근 산업현장 내에서 지게차로 인한 산업재해에 대한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업종을 비롯한 제조업종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매년 1000명 이상의 지게차 사고부상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제조업 현장에서 발생한다.
|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150명의 지게차 사고 사상자(1150명) 가운데 제조업에서 발생한 사고부상자는 692명으로 60.2%를 차지했다. 사고사망자수도 64.5%(31명 중 20명)나 됐다.
지난해에는 제조업 분야 지게차 사고부상자는 542명, 사고사망자는 17명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제조업의 지게차 사고부상·사망자는 여전히 전체 지게차 사고부상·사망자(각각 1061명, 34명)의 절반 이상이다.
공단 관계자는 “지게차는 사고사망의 가장 큰 원인물 중에 하나”라며 “10만개소·24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는 전국 지게차 보유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사업장별 차등관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게차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위험구역 출입금지 위반 △안전담당자 미배치 △신호수 신호불량 △급선회·제동 등 운전결함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지게차 차량 부품 불량이나 무자격자의 지게차 운전 등도 사고발생의 원인으로 꼽힌다.
|
부품 운반을 위해 지게차 사용이 많은 완성차 업체도 안전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관리강화에 힘입어 최근 5년(2014~2017년)간 지게차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4명에 그쳤다.
자동차업계는 공장에서 사용하는 지게차가 많아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경각심을 낮추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열린 ‘자동차산업 안전보건리더회의’에서도 완성차 업계는 지게차 사고에 대해 집중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원청업체의 관리감독 책임강화로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하청업체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게차 작업 반경 내에 다른 작업자들의 접근방지를 위해 접근방지 표지판뿐만 아니라 지게차 운전자의 시야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작업장 바닥에 레이저빔을 설치해 지게차 사고 방지에 나서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각 생산공장별로 지게차 안전관리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광주공장의 경우 지게차 후방 경고장치를 보완하고 공장 내 과속경보시스템을 설치했다. 소하공장은 작업장 내 규정속도가 시속 5㎞라는 점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공장 내 규정속도를 바닥에 도색하고 규정속도 표지판 설치 및 규정속도 안전교육을 지속 실시하고 있다.
◇올해부터 지게차 보유현황·사용실태 전수조사
고용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올해부터 지게차 보유현황과 사용실태에 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정확한 통계가 있어야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단 관계자는 “2019년까지 실태조사를 실시하면서 지게차 보유사업장을 세 등급으로 분류해 차등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각 사업장에서 지게차에 의한 사고발생을 줄일 수 있도록 준비해줄 것을 당부했다.
공단은 “우선 지게차 전용통로를 이용하면 작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보행중인 다른 근로자를 인지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며 “사전에 지게차 운전자와 신호수가 정해진 신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신호수가 반사형광조끼를 입고 운전자가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장에서는 반드시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지게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하고 운전자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높이만큼만 화물을 싣고 큰 짐을 운반 할 때에는 지게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피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