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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 출시 임박..코오롱인더·SKC '접히는 필름' 경쟁 본격화

김미경 기자I 2018.07.09 06:20:00

“폴더블폰 수조원대 시장 열릴 것”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폴더블폰 시장을 잡아라.” 국내 화학소재업계 내려진 특명이다.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주목받고 있는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의 출시가 가시화하면서 핵심 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시장을 둘러싼 화학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투명 PI필름은 유리처럼 표면이 딱딱하면서도 수십만 번 접었다 펴도 흠집이 남지 않는 특성 때문에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현재 투명PI필름 생산기술을 확보한 업체는 전 세계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일본의 스미토모화학 뿐이다.

LG전자 폴더블폰 예상도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 중 가장 선제적 투자에 나선 기업은 코오롱인더스트리다. 이 회사는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사에 커버윈도우용(用) 투명 PI 필름 납품을 위한 시험(테스트) 제품을 공급 중이다.

코오롱은 10년간의 연구기간을 거쳐 SKC보다 2년 앞선 2016년 구미공장에 투명 PI 필름 양산설비 구축에 착수해 올 상반기에 마무리했다. 해당 시설에 약 900억원을 투자했으며 투명 PI 필름을 세계 최초로 양산화에 성공했다.

자체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에 CPI®라고 이름 짓고 2015년 11월에 국내 상표 등록까지 마쳤다. 코오롱인더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투명 PI 필름 관련 특허는 국내 104건, 해외 200건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현재 구미공장에 생산라인 세팅을 마무리했고 본격적인 양산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고 말했다.

SKC는 2019년 상반기 내 신규설비를 도입하고 같은해 10월 상업화를 시작한다. 지난해 12월 총 850억원을 투명 PI 필름 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SKC는 장비를 발주하는 등 사업화를 준비해왔다. 지난 6월엔 필름가공전문자회사 SKC 하이테크앤마케팅과 함께 SKC 진천공장에 투명 PI 필름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폴더블폰 시장은 당장 내년엔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년 내에 급격히 커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폴더블폰이 올해 처음 상용화돼 70만대가량 판매되고, 2020년 1360만대, 2022년 5010만대로 늘 것으로 관측했다.

스마트폰 업체들의 폰더블폰 출시도 임박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수요 정체’라는 난제에 맞닥뜨리면서 폴더블폰에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시장은 출시 초기에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지만 2016년 성장률 1.8%, 2017년 1.2%를 기록하는 등 최근 정체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폴더플폰을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제품 공개는 올해 안 공개도 유력시되고 있다. LG전자도 지난해 말 미국 특허청에 폴더블 스마트폰 특허를 출원하고, 올 6월 28일자로 특허 승인을 받았다. 중국 화웨이는 올 11월 세계 최초 폴더블폰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폴더블 폰 콘셉트 이미지(사진=삼성전자 유튜브 화면 캡쳐)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폴더블폰이 고가에 나오더라도 새로운 것에 충분히 지갑을 열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성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기존 스마트폰이 내비게이션, MP3, 전자사전, 카메라 등을 흡수한 것처럼 폴더블폰은 태블릿PC, E-BOOK, 노트북 시장까지 흡수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폴더블폰 시장개화기를 2019년 상반기로 내다보고 있다. 코오롱·SKC 등 소재 및 부품사들은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의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제품 양산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SKC 연구원이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실험을 하고 있다. 투명PI 필름은 유리처럼 표면이 딱딱하면서도 여러 번 접어도 자국이 남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래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유리를 대신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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